[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그룹 샤이니로는 벌써 데뷔 8년 차, 그리고 최민호가 배우로 데뷔한 것은 6년차다. 가수로서는 중견그룹이자 정상의 자리에 올라섰지만, 배우로서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최민호는 ‘배우가 좋다’ ‘가수가 좋다’라고 섣불리 대답하지 않았다. 두 가지 모두 그에겐 소중한 꿈이이기 때문이다.
“어느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기보다 확장해 나가고 싶다. 팀 활동이 9년차라 슬슬 큰형(온유)이 군대도 가야하고(웃음) 자연스럽게 팀 활동이 줄어들 시간이 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 팀을 유지하면서 스스로도 강하게 하려고 한다. 그것이 팀에게도 개인에게도 플러스이고, 흩어졌을 때도 모였을 때도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더 큰 덩어리는 만들 수 있다. 나뿐만 아니라 멤버들도 생각하고 있는 목표다. 시간이 지나다 보면 연기 비중이 커질 수 있겠지만, 나는 언제나 똑같은 감정을 가질 것 같다.”
샤이니는 데뷔 이후 승승장구했다. 어렸을 때부터 성공을 맛보면서 빛나는 모습을 대중들에게 보여줬지만, 이면에는 어두움도 있었다. 최민호는 데뷔 이후 2~3년 동안 나름대로 긴 시간을 슬럼프로 보냈다.
“당시엔 슬럼프라고 생각을 안 했는데, 돌이켜보면 그때였다. 아무것도 몰랐던 데뷔 초반 힘들었다. 집안에서 연예인을 반대했었고, 그래서 데뷔를 못할 줄 알았는데 또 하다보니까 금방 데뷔를 하게 됐다. 내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었고, 노래-춤 실력이 부족하다고 생각이 드니까 자신감이 줄어들어서 웅크려 들었다. 원래 성격은 아닌데 낯도 가리게 되더라. 함부로 내 자신을 드러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그 기간이 생각보다 길었다.”
지금 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이유는 슬럼프를 극복했기 때문이다. 처음엔 팬들의 지지가 큰 힘이었다. 그래서 최민호는 여전히 ‘열심히’, 그리고 ‘잘’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하지만, 뿐만 아니라 대중 앞에서 실수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이제 가능하다.
“나 스스로 너무 샤이니 민호 이미지를 구축하려고 했다. 편한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는데, 부족한 것을 보여드리고 싶지 않고 완벽한 것만 보여드리려고 했다. 실수 하는 게 용납이 안 되니까 매일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살고 있더라. TV 속의 내 모습을 보며 ‘저게 내가 아닌데’란 생각을 했다. 인간 최민호의 모습을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하면서 바뀌게 됐다.”
“조금씩 깨진 것은 첫 번째 콘서트 때였다. 팬들만 몇 만 명이나 모이는 곳에서 콘서트를 해보니까 ‘내가 뭐라고 지지해주나’ 싶으면서도 서로 가까워지는 느낌이 들면서 편해졌다. 가수뿐만 아니라 예능도 나갔고, 연기 등 개인 활동을 하면서도 극복을 했던 것 같다. 항상 누군가가 옆에 있다가 혼자가 되어보니까 스스로 강해져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최민호는 고등학교 2학년 때 데뷔했다. 사회생활을 빨리 시작하면서 미처 챙기지 못했던 빈 공간은 또래 친구들의 고민과 감정을 이야기하면서 채우고 있다.
“연예인도 사회생활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너무 어릴 때부터 하다보니까 자연스럽게 애늙은이가 됐다. 일찍 데뷔한 모든 사람들이 공감할 것이다. 몰라도 되는 부분까지 너무 일찍 알게 되어버린 것이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또래 친구들과 거리감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처음에는 그것을 다르다고 받아들였던 것 같다. 내가 성숙해진 이유는 사회생활을 일찍 했기 때문이었는데, 내가 그들과 다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처음엔 혼자만의 틀에 갇혔고, 솔직해지지도 못했다. 지금 학창시절 내 친구들의 고민은 취업 준비다. 몇 년 전엔 아르바이트 한 개 더 해서 사고 싶은 것을 사는 것이나 군대 다녀와서 복학 문제를 고민했다. 내 나이 때에 느껴야 하는 감정인데 나는 놓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나는 친구들을 대리해서 내면을 채웠던 것 같다. 내가 가진 양면성을 포용하게 되면서 솔직해 졌고, 그러다보니까 연기하면서 표현 방법도 달라졌다. 가수 활동하면서도 마찬가지다. 지금 인터뷰 하면서도 내 생각을 정리해서 말할 수 있게 됐구나 싶다.(웃음)”
최민호는 형식적이지 않은 인터뷰이였다. 생각이 깊어질수록 배우로서, 그리고 그 자체로서의 인물은 더욱 진국이 된다. 26살의 최민호는 그렇게 풍성해지고 있었다.
“배우 최민호와 인간 최민호는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 더 솔직하고 싶다. 연기를 하면서 나의 새로운 모습을 많이 봤다. 새로운 연기를 도전하면서는 내게도 이런 모습이 있구나 찾게 됐다. 똑같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발전이 없으니까 이런 모습을 앞으로 어떻게 발전시킬지 구상을 하고 있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leejh@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