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재계 인사 관전포인트

`재계 별 이동`으로 불리는 대기업 인사 시즌이다. GS, LS, 신세계는 발표했다. LG는 1일 주요 계열사 인사를 단행했다. 12월 한 달 동안 그룹 인사와 조직 개편이 줄을 잇는다. `인사는 만사`라 했다. 연말 인사에는 최고 경영권자의 의지가 담긴다. 내년 기업의 주력 방향을 읽을 핵심 수단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해마다 이슈 없이 지나간 인사 시즌이 없지만 올해는 변수가 더 많다. 글로벌 경제 전반 상황이 저성장 국면인 데다 최순실 사태로 대기업 인사에 미치는 직간접 영향도 불가피해졌다.

6일 열리는 국정조사 청문회에는 9개 그룹 총수가 대거 출석한다. 조사 결과에 따라 주요 그룹의 인사 시점과 내용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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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1위 삼성은 매년 12월 초에 단행해 온 인사 시점을 미뤘다. 삼성은 최근 정국과 맞물려 국정조사 주요 대상이다. 결과에 따라 인사가 올해를 넘길 것이란 관측까지 나온다. 삼성 인사의 특징은 `신상필벌`이다. 올해 갤럭시노트7 사태에다 기업 구조 개편, 기업 인수합병(M&A)이 이뤄지면서 인사 수요는 예년에 비해 적지 않다. 시점이 미뤄지더라도 미래 비즈니스 대비에는 한 점의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LG는 이날 조성진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고 LG전자 CEO로 선임했다. `고졸 신화` 성공 스토리다. LG는 기업 본연의 활동 이외에 불미스러운 일이 가장 적은 대기업으로 꼽혀 왔다. 그동안 예상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은 인사를 해 온 LG다. 이번에도 성과로 검증된 인사를 발탁, 내년 이후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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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중에 현대차, SK, 롯데도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럭비공 인사`라는 말도 있지만 현대차는 특유의 인사 기법으로 조직 충성도를 다져 왔다. 새해 글로벌 차량 판매 확대에 방점을 둔 인사가 예상된다. 롯데는 총수를 비롯해 복수의 경영진이 여러 외부 문제에 얽혀 있는 것이 변수다. 올해 인사 역시 조직 내부 안정화에 방점이 있어 보인다.

인사를 야구 선수보다는 축구 선수를 뽑는 작업에 비유하곤 한다. 야구는 자기 포지션에 최고 성적자를 뽑으면 된다. 자기 수비 위치를 잘 지키고 개별 타석에서 성과를 내면 대체로 팀 성적까지 좋아진다. 축구는 다르다. 11명의 선수가 긴밀하게 연계해야 골을 넣을 수 있다. 뛰어난 원톱 스트라이커가 있어도 다른 선수와 잘 융화하지 못하면 성과를 내기 어렵다. 기업체 인사 역시 사업과 부서, 직무 특성에 맞춰 인력을 잘 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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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는 누군가에게는 기회지만 한편으로는 그림자를 만든다. 기준은 역시 공정성일 수밖에 없다. `이 사람이 승진하는 것은 당연하고 저 사람은 그 자리에 잘 배치됐다`는 평가가 많다면 대체로 잘된 인사다. 반대로 결과에 `갸우뚱`하는 조직원이 많다면 행간을 살펴야 한다. 앞으로의 조직 운영에 큰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일 수 있다는 점이다.

인사 자체도 중요하지만 후작업에도 정성이 필요하다. 한 대기업 인사 담당자는 “불만 없는 인사는 없다”고 했다. 잡음을 최소화하고 조직이 잘 결집하도록 후작업도 충실히 해야 인사 효과를 배가시킬 수 있다.


김승규 전자자동차산업부 데스크 se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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