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역사 속의 병신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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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신년(丙申年)인 1776년 미국은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선언했다. 그해 영국에서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이 세상에 나왔다. 미국 중심의 현대 자본주의 근간이 확립된 해다.

60년마다 오는 병신년에 국내에서는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을까. 936년 고려는 후삼국 통일을 이뤄 냈다. 고려시대 대몽항쟁 시기에 정신 지주가 된 팔만대장경이 만들어지기 시작한 해는 1236년이다.

2016년 병신년도 역사 기록에는 대한민국에 큰일이 많이 일어난 한 해로 기록될 것 같다. 새해가 밝았다고 새로운 기운을 이야기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12월이다. 혼란 정국에 시간 가는 것도 잊었나 보다. 12월 달력을 보는 순간 흠칫 놀랐다. 여느 때 같으면 송년회다 뭐다 해서 눈코 뜰 새 없이 바빴겠지만 혼란 속에 한 해를 정리하기가 마땅치 않아서 더욱 그렇다.

올해 우리는 이러저러한 희망을 이야기했다. 중소기업인들은 올해 사자성어로 `동주공제(同舟共濟)`를 선정했다. 경제 위기를 함께 극복해 나가자는 의지를 담았다. 한 지방자치단체는 `우공이산(愚公移山)`을 뽑기도 했다.

한 해를 되돌아보니 이보다도 더 적합한 말이 있을까 싶다.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는 꿈에서조차 생각하지 못했을 테지만 그 혜안에 무릎을 친다. 사상 초유의 국정 농단 사태, 재계 뇌물 의혹, 아전인수에 여념없는 정치권…. 사회 지도층 인사들은 국민에게 엄청난 실망감과 자괴감을 안겼다.

요즘 정치·경제를 이끌어 가는 것은 국민이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세계 누구도 해내지 못한 평화 집회의 자부심은 월드컵 4강 기적보다도 더 큰 희망을 제시한다.

2016년이 역사에 남을 한 해가 될 것이라는 예감은 막장 드라마보다도 더 큰 충격을 주는 최근 사태 때문만이 아니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도 묵묵히 산업을 일구고 민주주의를 지키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힘을 확인한 해라는 사실이다. `위대한 국민`은 어떤 이슈보다 의미가 더욱 크고 크다. 역사 속에서 주목될 병신년을 만드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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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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