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첫방┃‘48시간’] 탁재훈의 민낯…익살꾼인 동시에 ‘아버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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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방송 캡처

[엔터온뉴스 유지훈 기자] 방송인 탁제훈이 진지한 예능프로그램을 만나면 어떤 모습일까. ‘48시간’을 통해 죽음을 마주한 그는 전보다는 조금 차분한 자세였다. 물론, 특유의 예능감도 함께했다.

지난 11월 30일 오후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내게 남은 48시간’(이하 ‘48시간’)에서는 배우 이미숙과 박소담, 방송인 탁재훈이 가수 성시경의 안내와 함께 죽음을 마주하는 과정이 그려졌다.

이날 이미숙은 갑작스럽게 배달된 상자를 열었고 그 안에 있는 VR기기를 착용했다. 영상에서 성시경은 이미숙과 관련된 다양한 키워드를 공개했다. ‘뽕’ ‘섹시 카리스카’ ‘연하남들의 로망’ 등이 그를 대표하는 단어였다. 이어 이미숙이 유년기를 보냈던 추억의 장소들을 선보였다. 이미숙은 추억을 더듬거렸고 VR기기를 벗고 나서는 눈물을 훔쳤다.

이미숙은 “나는 놀랐다. 내가 다녔던 초등학교가 있긴 하겠지만, 나는 요즘 그 시절을 기억도 안 났다. 그 시절의 내가, 지금의 내가 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을 거다. 슬프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미숙은 눈물이 멎자 강아지들의 밥을 챙겨주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신의 아침 식사를 준비했다. 여느 때와 다르지 않은 아침으로 이미숙의 48시간이 시작된 셈이었다.

박소담은 “내게 48시간만 남을 거라는 생각을 해본 적 없다. 계속 달려오다 보니 멈추는 방법이나 뒤돌아보는 방법을 생각한적 없다”는 말과 함께 48시간을 부여받았다. 26살 여자에게 시한부 인생은 현실적이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는 묘비에 ‘잘 놀다갑니다’라는 글귀를 새기겠다는 귀여운 희망사항을 공개했다.

가장 나중에 등장한 탁재훈은 자신의 유년기를 보냈던 응암동 골목을 마주했다. 묘한 표정을 짓던 그는 “성시경은 무슨 이런 걸 주냐. 저승사자 같다. 자기 48시간이나 관리 잘 했으면”이라며 특유의 예능감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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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방송 캡처

탁재훈은 웃음과 진지함이 공존하는 특별한 48시간을 시작했다. 그는 사우나에 앉아 진지한 자세로 고민에 빠졌다. 냉탕과 온탕을 오가던 그는 과거 자신의 동네에서 국회의원으로 출마했던 ‘오유방’ 씨를 만났고 “이 분은 가슴으로 정치를 했었다”고 설명해 모두를 폭소케 했다.

목욕탕에서 나온 그는 남은 시간을 아들을 위해 쓰기로 결심했다. 그는 자전거 타는 방법, 농구를 하는 방법 등을 영상에 담으며 아들이 건강하게 성장하길 기원했다. 또 아들의 옷을 사고, 고기를 굽는 방법 등을 가르쳤고 “나의 유머스러움만 닮았으면 좋겠다. 그냥 진짜 남자가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방송 말미에는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탁재훈의 숨겨진 모습이 공개됐다. 바로 할머니의 납골당을 찾아간 것. 그는 할머니의 사진을 보며 “할머니가 나를 많이 돌봐줬다. 나도 이제 늙어간다”라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이날 방송에서 죽음을 마주한 세 사람은 모두 각자 다른 모습을 보였다. 이미숙은 강아지들과 평범한 일상을, 박소담은 동료 김예원을 만나 삶의 의미를 되돌아봤다. 중년의 남성 탁재훈은 자신의 아들과 돌아가신 할머니를 번갈아 보며 삶과 죽음에 대해 되돌아봤다.

탁재훈은 그동안 도박, 이혼 등과 같은 수많은 논란을 이겨내며 베테랑 방송인으로 자리 잡았다. SBS ‘드라이브 클럽’, 올리브 ‘8시에 만나’, MBC뮤직 ‘스타쇼360’ 등 다양한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고 있는 것이 이를 증명해준다. ‘48시간’ 속 탁재훈은 앞서 언급한 프로그램들과는 조금은 다른 모습이다. 자신의 아들을 사랑할 줄 알고, 고인이 된 할머니의 따뜻함을 기억하는 50대 중년의 평범한 남성이었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유지훈 기자 tissue@enter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