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그야 말로 이원근의 전성시대다. ‘그물’ ‘여교사’ ‘환절기’ ‘괴물들’ ‘그대 이름은 장미’는 2016년 하반기부터 2017년까지 개봉할 신예 이원근의 영화 목록이다. 끊임없이 영화제에 초청되고 있는 영화들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이원근은 드라마 ‘굿 와이프’와 예능프로그램 ‘꽃미남 브로맨스’, 중국 소후닷컴의 웹드라마 ‘두근두근 스파이크2’에도 출연했다.
이원근은 지난 2012년 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서 호위무사 운(송재림 분)의 아역으로 데뷔했다. 이후 드라마 ‘열애’ ‘12년만의 재회: 달래 된, 장국’에서 주연배우들의 아역을 맡기도 했고, ‘일말의 순정’ ‘비밀의 문’ ‘하이드 지킬, 나’에서 조연으로 차곡차곡 연기력을 쌓아갔다. 그리고 지난해 하반기에 방영된 드라마 ‘발칙하게 고고’를 통해 주연으로 거듭났다. 그가 출연한 작품 대부분은 낮은 시청률로 대중적인 사랑은 받지 못했지만, 이원근이라는 배우만큼은 빛났다.
‘발칙하게 고고’ 등에서 장난 끼 가득한 열여덟 고등학생의 모습을 선보였던 그는 ‘굿 와이프’에서는 로펌의 정규직 자리를 놓고 혜경(분)과 목숨 걸고 경쟁하면서 명품 옷을 자랑하기도 하는 밉상 신입 변호사 역을 맡아 이미지 변신을 꾀했다.
지난 10월 개봉한 영화 ‘그물’은 그의 모습을 처음으로 스크린에서 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 오디션을 통해 작품에 합류한 이원근은 정보원의 말단 경호원 역을 맡아 열연했다. 특히 거장 김기덕 감독과 함께 한다는 사실로 주목받았는데, 김기덕 감독은 베니스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는 등 국제영화제에서 인정받는 대표적인 감독이기에 이 작품으로 이원근도 국외에서 얼굴을 알릴 수 있게 됐다. 예상대로 ‘그물’은 올해 베니스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 토론토국제영화제 마스터즈 섹션,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됐고, 이원근은 이 작품으로 지난 25일 개최한 제37회 청룡영화제 신인남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처음으로 공개된 영화는 ‘그물’이지만, 그의 영화 첫 촬영작은 ‘여교사’다. 오는 2017년 1월에 개봉하는 ‘여교사’에서 이원근은 존재 자체만으로도 빛나는 무용특기생 제자 재하 역으로 분해 선생님인 효주(김하늘 분)와 혜영(유인영 분) 사이에서 긴장감을 자아내는 롤을 맡았다. ‘여교사’는 지난 제36회 하와이 국제영화제에 초청 됐으며, 이 작품 역시 만들어질 때부터 국제영화제를 노렸다는 말이 나올 만큼 수작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최근 이원근은 거장 감독들과 연속으로 호흡을 맞춘 건에 대해 “김기덕 감독님은 촬영이 바쁘게 진행되는 면이 있어도 모든 스태프들과 배우들에게 예의를 갖추셨다. 아무리 바빠도 웃으면서 이야기를 해주신다. 김태용 감독님은 많이 이야기를 하면서 촬영했고, 이후에도 밥과 술을 얻어먹었다. 어쩔 때는 좋은 형 같고, 어쩔 때는 좋은 감독이다”고 전했다.
또한 지난 14일에는 크랭크업 해 오는 2017년 개봉하는 영화 ‘괴물들’은 원하는 건 어떻게든 가져야 하는 소년 양훈과 그의 목표가 된 천진난만한 소녀 규영, 그리고 그녀를 지키고 싶었던 또 다른 소년 재영, 10대들의 권력과 폭력의 비극을 그린 영화로, 재영 역을 맡은 이원근의 또래 친구들과 펼치는 감정 연기가 기다려지는 작품이다.
2017년 초 개봉하고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 섹션에 초청되어 관객이 뽑은 최고의 작품인 KNN 관객상을 수상한 영화 ‘환절기’도 놓칠 수 없는 작품이다. ‘환절기’는 아들과 아들의 친구 사이에 숨겨진 비밀을 알게 된 엄마, 세 사람이 외로운 계절을 겪어내는 이야기로, 배종옥과 지윤호가 함께했다.
이외에도 ‘그대 이름은 장미’ 역시 2017년 개봉한다. 이처럼 이원근의 영화는 2017년 4편 이상의 개봉을 줄줄이 앞두고 있어 충무로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실 지금까지의 이원근의 연기를 엄청난 연기력이라고 평가할 수는 없다. 다만 최근 다양한 작품에서 많은 선배들, 그리고 거장 감독과 현장에서 호흡을 맞추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기에 기대주로 볼만 하다. 알차게 채워지고 있는 필모그래피를 보면 앞으로에 대한 확신이 가능하다. 현재 20대 중반의 나이지만 교복을 입어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소년과 청년의 이미지를 한꺼번에 가지고 있는 것도 그의 장점 중 하나다.
앞서 김태용 감독은 “이원근과는 전작 ‘거인’ 때부터 작업하려고 했는데, 사정 때문에 못했다. 눈빛이 좋은 배우다. 드라마에서 꽃미남 이미지로 과소평가 받고 있다는 생각이 있었다. 연기 스펙트럼이 넓은 친구라고 생각해서 제대로 만들어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할 만큼 그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leejh@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