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野3당, 탄핵 공조…朴,법무·민정 사퇴로 더 곤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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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주도하겠다고 선언하면서 `탄핵 정국`이 궤도에 올랐다. 야3당은 각 정당 내 탄핵추진실무단을 만들어 탄핵법안 조문 작업에 들어갔다. 이 와중에 법무장관과 민정수석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박근혜 대통령 입지는 점점 더 좁아졌다. 검찰은 29일까지 대통령이 대면조사를 받을 것을 또 다시 요청했다. 검찰조사에 이어 특검과 국조 동시다발 전개로 정국은 한치 앞도 분간할 수 없다.

◇정권 창출 대표가 “대통령 탄핵 앞장서겠다”

김 전 대표는 23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내년 12월 대통령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박 대통령 탄핵에 앞장서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김 전 대표는 “정치 인생 마지막 꿈이었던 대선 출마 꿈을 접고자 한다”면서 “새로운 보수를 만들기 위해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발의에 앞장서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는 법으로 운영돼야 하기 때문에 헌법을 위반한 대통령은 탄핵을 받아야 된다”면서 “새누리당 내에서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 추진부터 하겠다”고 강조했다.

개헌 추진 의사도 밝혔다. 김 전 대표는 “지금껏 7명 째 대통령 하에서 5년마다 한 번씩 이런 비극이 계속 반복되고 있다”며 “`최순실 사건`을 끝으로 다시는 국민에게 괴로움을 끼쳐선 안 되며, 그 해결책은 개헌이라 생각하고 동시에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유력한 대권 후보였던 김 전 대표가 박 대통령 탄핵을 위해 의원들 서명을 받기로 하면서 탄핵정국 시계는 더 빨라졌다.

◇野 `12월 2일` 탄핵안 의결 목표

김무성 전 대표 결단으로 새누리당 비박계 움직임도 빨라졌다. 야권 역시 탄핵안 마련에 서둘렀다. 야3당은 이날 일제히 탄핵 추진을 위한 실무기구 회의를 열고 탄핵안 준비에 착수했다.

국민의당은 김관영 의원을 단장으로 하는 탄핵추진단을 발족했다. 전날 더불어민주당도 이춘석 의원을 단장으로 하는 탄핵추진실무준비단을 구성했다. 이들은 이르면 이번 주말, 늦어도 다음 주 초까지 공동으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작성을 마무리한다. 30일 국회에 탄핵소추안을 발의해 12월 2일 표결에 부치는 방안이 유력하다

탄핵소추안에는 박 대통령에 대해 `제3자 뇌물죄`를 포함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탄핵안 발의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가결 정족수가 확보되는 대로 지체 없이 추진한다는 데만 의견을 모았다. 탄핵안이 부결되면 대통령에게 면죄부를 주는 꼴이 돼 섣불리 발의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26일 예정된 대규모 집회와 이에 따른 대통령 대응방안을 마지막으로 살펴보고 나서 발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내달 2일과 9일 예정된 본회의에서 탄핵안 표결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많다. 탄핵안이 국회 문턱을 넘더라도 헌법재판소 최종 결정까지는 수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내년 상반기까지는 `탄핵 정국`이 계속될 전망이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새누리당이 민심을 외면할 수가 없을 것”이라며 “탄핵의 키는 사실상 집권당이 갖고 있는 것”이라며 여당의 탄핵발의 참여를 독려했다.

◇靑 “탄핵, 국회 일이라 지켜볼 수밖에”

청와대는 특검 대비에 총력을 다하는 모양새다. 야3당이 대통령 탄핵에 속도를 내는 것에 대해선 관망으로 일관하고 있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탄핵은 국회에서 하는 일인 만큼 우리로서는 입장을 낼 것도 아니고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야권이 목표로 하는 12월 2일 탄핵안이 가결될 경우 박 대통령은 권한 정지된 상황에서 특검 수사와 국정 조사를 받아야 한다. 12월 초에 예정된 한중일 정상회담에도 참석하기 힘들다. 이런 험난한 상황에서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이 방어막을 쳐주진 못할 것으로 보인다. 비주류 의원과 잠룡의 탈당이 이어지면서 분당 위기에 직면해 있는 데다 이정현 대표를 비롯해 당내 친박계 입지는 더 좁아졌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날 박 대통령에 29일까지 대면조사에 응할 것을 다시 요청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의 관계자는 “대통령 변호인을 통해 다음 주 화요일인 29일까지 대면조사를 요청한다는 취지 요청서를 보냈다”면서 “내부적으로 여러가지 수사 진행 상황이라든가 (특검) 일정 등을 고려해서 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와중에 김현웅 법무부 장관과 최재경 청와대 민정수석이 박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아직 대통령 수용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대통령 입장에서는 혼란이 가중된 상황이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