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다 먼저…" 내년 디스플레이 시장 다크호스 노리는 日

일본 디스플레이 제조사가 선도 제품과 기술 출시를 예고하며 내년 시장 기선 제압에 나섰다. 한국이 멀찍이 기술 격차를 벌렸고 후발주자인 중국이 바짝 추격하는 상황에서 과거 디스플레이 강국의 면모를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다시 발휘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23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재팬디스플레이(JDI)는 접었다 펴는 형태의 폴더블 스마트폰 시제품을 공개하고 내년에 출시할 예정이다. 일본 방산기업 미네비아(Minebea)와 협력해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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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재팬디스플레이(JDI)가 개발한 폴더블 스마트폰 제품. 양쪽에 LCD를 각각 탑재했다. (사진=닛케이아시안리뷰)

이 제품은 디스플레이 자체가 접히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아닌 2개 액정표시장치(LCD)를 각각 탑재했다. 가운데 얇게 힌지를 배치해 마치 책처럼 접었다 펼 수 있다. 베젤 두께는 1㎜로 최소화했다. 2개 화면을 한 화면처럼 이용하거나 각자 다른 콘텐츠를 구동할 수 있다.

재팬디스플레이는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와 협력해 내년 여름에 관련 제품을 출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제품은 삼성전자가 개발 중인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X(가칭)`와 유사하다. 갤럭시X도 양 면에 2개 LCD를 각각 배치한 형태다. 아직 구체적인 출시 일정은 알려지지 않았다.

재팬디스플레이는 LCD로 가상현실(VR)용 디스플레이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기존 보유한 LCD 기술력을 고도화해 OLED 영역으로 확대하는 모양새다. 최근 저온폴리실리콘(LTPS) LCD 기반 3.42인치 VR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용 패널 샘플을 개발했다.

VR용 디스플레이에 맞게 인치당픽셀수(ppi)와 응답속도를 높였다. 651ppi, 응답속도는 최소 6m/sec, 150칸델라 밝기를 구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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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산업혁신기구(INCJ), 재팬디스플레이, 소니, 파나소닉이 OLED 연구개발 기능을 통합해 2014년 출범한 JOLED도 첨단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자체 개발한 고유 프린팅 공정 기술을 상용화하는 게 목표다.

JOLED는 잉크젯 프린팅 방식으로 제작한 21.6인치 OLED 패널 샘플을 내년 상반기 중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의료용 모니터 등 특수목적용 시장을 겨냥했다.

현재 잉크젯 프린팅 기술은 LG디스플레이가 8세대 대형 OLED를 시험 생산하는데 적용했으나 아직 구체적인 상용화 계획은 없다. 잉크젯 프린팅은 기존 증착방식보다 공정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JOLED는 잉크젯 프린팅 기술을 먼저 상용화해 뒤처진 중소형과 대형 OLED 시장을 빠르게 추격하는 게 목표다.

일본 추격은 디스플레이 산업 경험이 부족한 중국보다 더 위협적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LCD에서 성공 경험을 갖췄고 한국보다 앞서 OLED를 개발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당시보다 소재와 공정 기술이 발전한 만큼 일본도 포기했던 OLED 양산에 다시 뛰어들 만한 시장 환경이 갖춰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은 장비, 소재, 부품 산업 강국이라는 점에서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도 충분히 성장 잠재력을 갖췄다”며 “거대 자본 투자를 앞세운 중국과 기술 강국 일본 모두 한국에 위협적”이라고 말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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