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통신 보좌관 지명…`AT&T와 타임워너 합병` 허가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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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차기 대통령이 `망 중립성` 규제를 완화하고 AT&T와 타임워너 간 합병을 허가할 것이란 예측이 나왔다.

로이터 통신은 21일(현지시간) 경제학자인 제프 아이젠에치와 스프린트 그룹의 전 로비스트 마크 재미슨이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를 담당할 인수위원회에 지명됐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통신 업계 규제에 반대해 왔다. 과거에는 대기업 간 거대 합병을 지지한다고 표명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는 대통령 후보 시절 AT&T와 타임워너 합병을 비판했다. 그러나 통신 보좌관으로 제프 아이젠에치를 임명하면서 합병을 승인할 것이란 기대가 시장에서 나왔다. 그는 친 기업적 인물이다.

트럼프 정부에서는 망 중립성 규제도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오바마 대통령은 구글과 페이스북 등이 주도하는 인터넷 산업을 국가 성장 동력으로 삼기 위해 망 중립성 원칙을 앞세워 보호하고 인터넷 서비스사업자(ISP)에게는 많은 규제를 부과했다. 그러나 트럼프를 비롯한 공화당, 통신사업자들은 이에 반대해 왔다.

2013년 오바마 대통령에게 임명된 톰 휠러 FCC 위원장은 통신법 706조의 타이틀2로 ISP를 재분류했다. 이 정책으로 유·무선 ISP에 의무를 부과할 수 있었다. FCC가 인터넷을 전화 같은 공공재로 규정하면서 규제와 행정 처분을 시행할 수 있게 됐다.

미국연방통신위원회(FCC)가 콘텐츠에 따른 인터넷 트래픽과 속도 차별을 금지하자 미국 통신사업자연합회인 US텔레콤이 소송을 제기할 정도로 갈등을 빚기도 했다.

공화당은 FCC가 통신사업자가 콘텐츠 접속 속도를 제한하거나 돈을 받고 빠르게 하는 선별적 정책을 펴선 안 된다는 결정에는 반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전화 회사 같은 광대역 사업자로 분류돼 규제·감독을 받는 것은 강력히 반대해 왔다. 공화당은 오바마 임기 내내 망 중립성 정책에 불만을 제기했다.

트럼프 승리 후 공화당원들은 톰 휠러 FCC 위원장에게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취임하기 전인 1월 20일까지 AT&T와 타임워너 합병과 같은 논란이 되는 주제를 회의에서 다루지 말라고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휠러 위원장은 지난주 회의에서 작은 이슈 하나 외에 모든 주제를 논의에서 제외했다.

앞서 LA타임즈는 트럼프의 최종 목표가 망 중립성을 건드리는 것이라고 전했다. FCC에 공화당을 다수로 만들어 정책에 힘을 싣는다는 예측이다. 휠러 위원장은 2013년 말부터 임기를 시작했고 총 5년 임기가 보장돼 2018년 11월까지 자리를 지킬 수 있다. 하지만 통상 FCC 위원장은 대통령이 다른 정당 출신으로 바뀌면 물러나는 게 관행이다. 트럼프가 FCC 후임 위원장을 지명하면 권한 행사가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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