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정수기·공기청정기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코웨이와 쿠쿠전자 등 중견 가전업체가 관련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15일 KOTR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레이시아가 한국으로부터 수입한 정수기 제품은 전년 동기 대비 83.6% 늘었다. 말레이시아는 인접한 인도네시아에서 유입되는 연무, 오염 물질 등으로 환경오염에 대한 일반 소비자의 관심이 크게 늘고 있다. 마시는 물뿐만 아니라 공기 오염에 대한 인식과 개선 중요성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수요가 커지고 있다.
소득 수준도 높아지면서 고소득층으로 제한됐던 정수기, 공기청정기 이용 고객이 중산층까지 확대되는 추세다. 한류 열풍 등 영향으로 한국 제품에 대한 인지도가 높고 품질에 대해서도 우호적인 시각을 갖고 있어 한국 기업에겐 기회다.
코웨이는 올해로 말레이시아 시장에 진출한지 10년째다. 서비스 관리 인원인 코디가 1300명이 넘는다. 코웨이 말레이시아 법인은 지난해 매출액 3억3600만링깃(한화 약 907억원)을 달성했다. 말레이시아 법인 설립 이후 연평균 신장률 118%을 보이며 순항 중이다.
말레이시아 현지 정수기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코웨이는 올해 코디를 늘리고 정규 TV 광고도 하는 등 공격적으로 사업을 키워왔다. 코웨이 말레이시아 법인은 회사 해외 법인 중 가장 큰 매출 비중을 차지한다.
코웨이 관계자는 “코웨이는 말레이시아 국민브랜드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향후 브랜딩과 CSR(사회공헌활동) 부분에 더 많은 투자를 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쿠쿠전자는 최근 말레이시아를 해외 진출 핵심 국가로 선정했다. 회사 주력제품인 밥솥이 아니라 현지 상황에 맞는 공기청정기와 정수기로 시장 확대를 꾀한다. 쿠쿠전자는 현지에서 정수기 판매 인력과 설치·사후관리(AS)인력을 이원화했다. 영업과 관리 조직을 완전히 분리해 보다 충실한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말레이시아에서 쿠쿠전자 제품만 판매하는 사원수는 2015년 사업 초기 170명에서 현재 2800명까지 대폭 늘렸다. 올해 2분기 기준 렌털 계정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200% 이상 늘어 전분기 대비 64.4% 증가했다. 2017년 말까지 말레이시아 누적 계정수 20만계를 목표로 성장중이다.
쿠쿠전자 관계자는 “말레이시아를 시작으로 주변국인 싱가포르, 필리핀 등에 진출했다”면서 “이를 교두보로 시장 성장성이 유망한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진출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는 경제 성장과 함께 도시화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중산층도 늘면서 국내 기업에게도 기회의 땅이 되고 있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해외 사업의 높은 성장이 지속되면 국내 성장 정체를 보완할 수 있다”면서 “해외 사업이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이에 걸맞는 투자확대와 현지 맞춤형 사업전략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