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만에 상장문턱넘은 VC..."자체출자 늘려 책임투자 나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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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C인베스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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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인베스트먼트

벤처캐피털(VC) TS인베스트먼트와 DSC인베스트먼트가 연이어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코스닥 시장 16년만에 상장 VC가 등장할 전망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DSC인베스트먼트는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닥 상장 절차에 착수했다.

지난 9일에는 TS인베스트먼트도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TS인베스트먼트는 상장을 통해 83억~88억원가량을 조달할 예정이다. 공모 절차가 예정대로 마무리될 경우 다음달 16일 상장한다.

DSC인베스트먼트와 TS인베스트먼트는 16년만에 코스닥 시장에 입성하는 창업투자회사가 됐다. 2000년 이후 창투사 상장은 명맥이 끊겼다. 2011~2012년 무렵에는 불투명한 재무구조와 부적절한 금전 거래 등으로 제일창업투자, 무한투자 등이 연이어 코스닥 시장에서 퇴출되기도 했다.

거래소 측은 “과거 창투사의 불공정 거래와 안정적이지 못한 수익구조 등으로 한동안 창투사 상장이 없었지만 두 회사 모두 건전성과 투명성 측면에서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다른 상장사와 마찬가지로 재무적 안정성 등 여러 측면을 고려해 상장심사를 마쳤다”고 밝혔다.

VC업계는 두 창투사의 코스닥 시장 상장으로 VC 업계가 한층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VC 업계 관계자는 “모회사 지원이 아닌 공모자금으로 성장한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다양한 형태 VC가 시장에서 자리잡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DSC인베스트먼트와 TS인베스트는 상장 이후 펀드 결성 과정에서 자체 출자 비율을 큰 폭 높일 계획이다. 윤건수 DSC인베스트먼트 대표는 “결성 진행 중인 한국성장금융, 산업은행 펀드 자체 출자 비율을 10%에 준하는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라며 “자체 출자 비율을 꾸준히 높여 전문성을 가진 분야에서 책임 있는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김웅 TS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상장으로 모은 공모자금은 기존 펀드 및 신규 펀드 출자금 등으로 사용할 예정”이라며 “추가 출자 외에도 자기자본(PI) 출자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공모주 시장 침체는 상장사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지난 4일 대신3호스팩은 수요예측결과 투자자 부족으로 상장을 철회했다. 장외시장에서 바이오 우량주로 평가받던 신라젠도 증권신고서 제출 하루만에 공모가를 낮춰 잡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공모주 시장 침체로 기대 수준에 걸맞는 청약 결과를 얻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정부가 코스닥 시장의 문턱을 낮춰 기술상장 확대 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신규 상장 창투사도 유통시장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