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인터뷰┃김유정①] ‘구르미’로 입증한 ‘사극 퀸’의 저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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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현우 기자

[엔터온뉴스 최민영 기자] 김유정만큼 사극과 잘 어울리는 여배우가 또 있을까.

‘바람의 화원’, ‘동이’, ‘구미호 : 여우누이뎐’, ‘해를 품은 달’, ‘비밀의 문’ 등 어린 나이부터 다양한 사극 출연 경험이 있는 김유정은 최근 종영한 KBS2 월화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도 훌륭한 연기로 많은 이들의 찬사를 받았다.

극 중 김유정은 본인의 정체를 숨긴 채 궁궐에서 일하는 남장(男裝) 내시 홍라온 역을 맡았다. 풍부한 사극 경험을 가진 배우답게 그는 남자 연기도 어색함 없이 잘 해냈다.

“많은 분들이 제게 ‘사극 연기를 잘한다’, ‘사극과 잘 어울린다’는 얘기를 해주시지만 저보다 훨씬 경력이 많은 선배님들이 계시는데 아직 그런 얘기를 들을만할 위치는 아닌 것 같아요. 선배님들이 먼저 편하게 연기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신 덕분에 이번 작품도 잘 끝낼 수 있었죠.”

현대극에 비해 대사나 의상, 장소 등 사극은 신경써야할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사극 연기가 불편하지 않느냐고 묻자 김유정은 사극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매력과 장점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사극 아니면 언제 한복을 그렇게 많이 입어보겠어요. 특히 내관복은 평생 연기하면서 입을 일이 없을 줄 알았던 옷이었는데 ‘구르미 그린 달빛’을 통해 입어볼 수 있어서 신기했어요. 또, 사극을 촬영하면서 문화재를 많이 접한 점이나 역사에 관심을 가지게 된 부분도 좋았죠. 물론 드라마와 현실은 다르지만 그 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궁금해지기도 하고, 촬영을 하는 동안에는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여행 온 느낌도 들어서 재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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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김유정은 본인의 정체를 숨긴 채 궁궐에서 일하는 남장(男裝) 내시 홍라온 역을 맡았다. 남장을 해서인지 그는 박보검, 진영, 곽동연 등의 남자 배우들과 친형제처럼 스스럼없이 지내고 있다.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세 사람 가운데 친동생 삼고 싶은 사람으로 진영을 택한 김유정은 친오빠로 삼고 싶은 인물을 묻는 질문에는 곽동연을 꼽았다. 아무런 선택도 받지 못한 박보검은 그냥 멋진 오빠라고 황급히 덧붙였다.

“곽동연! 저를 잘 잡아주고 바른 아이로 키워줄 것 같아요. 나중에 제가 결혼할 나이가 되거나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을 때 오빠로서 듬직한 믿음을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실제로도 고민을 스스럼없이 얘기할 수 있고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오빠죠. 물론 보검 오빠는 그냥 그대로 있어도 멋진 오빠에요.(웃음)”

박보검을 비롯해 곽동연, 진영은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김유정과 호흡을 맞춘 소감을 밝혔다. 이들 모두 김유정을 나이는 어리지만 연기에 대한 열정과 깊이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고 극찬했다.

“그런 칭찬이 굉장히 당황스럽지만 정말 고마웠어요. 촬영하는 동안 오빠들에게 서로 믿고 의지하면서 많이 기대기도 했거든요. 저도 오빠들한테 도움과 격려를 많이 받았어요. 드라마 끝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지만 벌써부터 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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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르미 그린 달빛’은 사전제작 드라마가 아니었기 때문에 막바지에는 촬영 일정이 굉장히 빠듯했다. 여기에 극 전개 상 고난을 겪는 홍라온을 연기해야 했기에 다이어트까지 하면서 김유정의 몸은 많이 상할 수밖에 없었다.

“드라마 막판에는 1~2주 사이에 한 3kg은 빠졌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라온이가 밥을 제대로 먹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닌데 제가 부하게 나오면 안 되니까 신경을 썼죠. 밥도 잘 못 먹고 촬영이 계속 타이트하게 반복되다보니 몸도 많이 상했어요. 그래도 마지막이니까 다들 서로 격려하면서 촬영했어요.”

‘구르미 그린 달빛’이 인기리에 종영하면서 김유정과 박보검은 연말 열리는 ‘KBS 연기대상’ 베스트커플상이 유력하다. ‘태양의 후예’ 송중기-송혜교, 진구-김지원 커플 등 쟁쟁한 경쟁 후보들이 많지만 KBS는 그동안 베스트커플상을 여러 커플에게 공동 시상했었기 때문에 이변이 없는 한 이들의 수상은 확실시된다.

하지만 김유정은 상에 큰 욕심이 없다며, ‘구르미 그린 달빛’ 제작진 및 출연 배우들과 시상식을 즐기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베스트커플상을 받게 된다면 정말 감사하겠지만 감히 욕심낼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저도 ‘태양의 후예’를 재밌게 봤기 때문에 ‘송-송’ 커플 응원하고 있어요. 게다가 동연 오빠가 보검 오빠랑 베스트커플상을 노려서...(웃음) 상에 대해 큰 욕심은 없지만 시청자 분들께서 많이 사랑해주신 만큼 영과 라온이로 상을 받는다면 행복할 것 같아요.”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최민영 기자 meanzerochoi@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