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현장 종합] 20년 지난 지금도, 문희준은 문희준이다

Photo Image

[엔터온뉴스 이소희 기자] 1996년 H.O.T로 데뷔한 문희준은 20년 동안 연예계 생활을 겪으며 온갖 풍파와 시련을 겪었다. 하지만 문희준은 경험만큼 내공을 쌓았고, 매순간 가장 문희준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문희준은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문희준 데뷔 20주년 기념 앨범 발매 기념 쇼케이스를 열었다.

이날 문희준은 “데뷔 후 이렇게 쇼케이스를 하는 것은 처음이라 너무 떨린다”며 “지금까지 데뷔 20주년 콘서트를 하고 있었고 오는 12, 13일 공연을 마치면 이제 막을 내리는 것이다. 콘서트를 하고 있는 곳에서 쇼케이스를 하면 좋을 것 같았다”고 인사를 전했다.

문희준은 현재 데뷔 20주년 콘서트를 진행 중이다. 11일 자정에는 문희준 데뷔 20주년 기념 앨범을 발매한다. 이는 2013년 1월 발매된 ‘비긴즈(Begins)' 이후 약 3년10개월 만에 발매되는 것이다.

타이틀곡 ‘우리들의 노래는 끝나지 않았다’는 팬들의 입장에서 쓴 팬송으로, 팬들이 문희준의 데뷔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선물한 광고 글귀를 그대로 차용한 제목이다. 한결같이 자리를 지키며 자신의 음악을 사랑해준 팬들의 이야기를 노래로 담아냈다.

곡에 대해 문희준은 “매번 (H.O.T 재결합을) 기다려달라고 하는 게 미안했다. 팬들의 입장에서, 팬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생각하며 곡을 썼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H.O.T 해체 후, 멤버 다섯 명이 함께하지 못한 순간이 노래가 시작되는 시점이다.

Photo Image

발라드곡을 처음으로 타이틀로 삼은 이유에 대해서는 “활동하면서 와일드한 장르는 많이 해왔지만 발라드로는 해본 적이 없었다. 록을 좋아하지만, 한 우물을 파다보니 저 스스로도 갇힌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발라드를 해야지’라는 건 없다. 가사가 발라드와 어울리기 때문에 그렇게 작업을 한 것이다. 가사에 맞게 장르가 따라가는 경우도 있고, 특정 장르 음악을 만들어놓고 가사를 쓰기도 하는데 이번에는 전자다”라고 설명하며 “장르와 상관없이 내가 만든 음악은 나의 느낌이 녹아있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수록곡에는 ‘8.15’ ‘미디어(Media)' ’아임 낫 오케이(I'm not OK)' 등 H.O.T 발매곡부터 솔로곡까지 다양한 곡이 재편곡돼 실렸다. 특히 모두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문희준은 본인은 늘 사회적인 문제를 담고 있는 곡을 썼다고 말하며 “내가 썼던 곡들 중 이런 주제는 지금 다시 노래가 돼야하지 않을까 싶어 선정했다”고 곡 선정 기준을 밝혔다.

이어 “내가 이런 노래를 쓴다고 해서 세상이 바뀌지 않겠지만, 누군가는 노래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전에 쓴 곡 중 이지매를 다룬 곡이 있는데, 지금도 나아진 게 없다. 그래서 더 앨범을 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생각을 전했다.

생각을 담은 음악을 내는 만큼, 문희준은 직접 작사 작곡부터 편곡까지 진행하며 자신의 곡을 완성해왔다.

Photo Image

문희준은 “아이돌 가수라는 선입견이 아직도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KBS2 ‘불후의 명곡’에서 보면 늘 아이돌 가수 무대에 ‘너무 놀랐다. 아이돌임에도 불구하고~’라며 멘트가 시작된다. 그럴 때마다 나는 항상 반문한다”고 입을 열었다.

또 “내 당시를 되돌아보면 ‘만들어져 있는 대로 상품화되어 있는 가수다’라는 말을 제일 싫어했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나는 H.O.T 3집 때부터 곡을 쓰기 시작했고 5집은 곡을 받지 않고 우리가 다 썼다. 편곡까지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부터 내 음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 스스로 고생하는 걸 좋아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생각에 변함은 없다. ‘이번에 잘 되고 싶다’는 생각을 쫓아가기엔, 인기라는 건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것이란 걸 깨달았다. 그래서 모자란 부분이 있더라도 내가 작업해서 무대에 서고 싶다”고 소신을 밝혔다.

문희준은 아이돌 가수로 데뷔해 솔로로 전향하며 새로운 음악 장르를 보여줬다. 익숙지 않은 모습에 대중의 쓴 소리를 들을 때도 있었지만, 그는 꿋꿋이 자신의 길을 걸어왔다. 아울러 현재는 예능프로그램에서 방송인으로서도 활동하며 도전을 거듭하고 있다.

Photo Image
사진=이승훈 기자

문희준은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다. (대중의 비난을) 두려워했으면 지금까지 이렇게 오지 못했을 것이다. 젊은 친구들에게 어필해야할 의무도 모르겠다”며 “음악 장르 때문에 힘들어했는데, 그걸 지켜주는 게 팬들이다. 그래서 대중음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더 없다. 나를 아껴주는 사람들 챙기기에도 바쁘다”고 단호한 입장을 전했다.

방송활동에 대해서는 “내가 방송을 하고 사람들이 웃으면 그게 참 좋더라. 꿈이 두 가지인 것 같다. 음악을 놓지 않고 앞으로도 하고 싶고, MC로 활동하는 것도 예전에는 신비주의여서 많이 하지 못했던 거다”며 “어린 친구들에게 개그맨으로 인식이 된다고 해도 상관없다”고 말했다.

또한 여러 활동을 병행하며 힘들지 않았냐는 질문에는 “지금까지 계속 가수로서, 방송인으로서 활동할 수 있다는 생각에 행복하다”며 “예전에 방송활동 중단했을 때도 내가 원해서 했던 거다. 그동안 음악도 공부도 많이 했고 후회가 되지도 않는다. 소중한 시기다”라며 자신이 원하는 길을 걸어왔음을 어필했다.

새 앨범 계획에 대해서는 “자주 앨범을 낼 수는 없지만 내 음악을 들어줄 사람이 있으니 계속 앨범을 낼 것이다”라고 꾸준히 음악으로 팬들을 찾을 것을 약속했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소희 기자 lshsh324@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