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 열효율 50% 달성" 세계 내연기관 R&D 증가...우리 정부는 현실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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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그린카 세부 분야별 정부 R&D지원 현황

각종 환경 규제 대응을 위해 선진국이 엔진 열효율 50% 달성에 중점을 둔 연구개발(R&D)에 집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우리 정부 친환경 자동차 R&D는 내연기관 기술 개발을 외면하고 있어 현실과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전문가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유럽·일본은 친환경 자동차 개발 일환으로 내연기관 R&D 예산을 늘리고 있다.

각종 환경규제에 대응하기에는 전기차 비중이 너무 낮아 이것만으로는 전체 배기가스 저감 정책을 맞출 수 없기 때문이다. 40%에도 못미치는 엔진 효율을 50%대까지 끌어올리고 후처리 기술을 통해 최대한 배기가스를 줄이는 R&D가 더욱 늘어나는 이유다.

미국 교통부는 올해 줄인 첨단 내연기관(ACE) 개발 예산을 내년 두 배로 늘릴 계획이다. 엔진 고효율·저배기화를 통해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전략으로, 내연기관 연소와 후처리 기술, 폐열기술 개발에 집중한다.

14개 자동차 회사로 구성된 유럽 연구조직 EUCAR는 4개 테마 중 하나로 `지속가능한 동력기관` 분야 연구를 진행한다. 이 분야에서 내연기관 연구비는 전기차 연구비보다도 높다. 전기차 관련 R&D 예산은 5885만유로, 대체에너지 600만유로, 내연기관은 9180만유로에 달한다.

일본은 최근 10년 후 미래 성장동력 연구분야를 육성하기 위한 중점 테마 11개를 선정했는데, 그 중 하나인 에너지 분야에서 내연기관 기술을 지원한다. 2018년까지 매년 20억엔을 투입해 열효율 50%, 2011년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량 30% 저감하는 내연기관 기술을 개발한다.

국내에서도 자동차 회사는 친환경 자동차 전략 중 하나로 고효율 엔진을 개발 중이다. 현대자동차는 2025년 엔진 효율 50% 달성을 목표로 3단계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실시간 교통정보를 분석하고 차간통신(C2C) 등 IT를 통해 실주행 연비를 향상시키는 기술을 확대할 계획이다. 쌍용차도 전기차 시장이 성숙되기 위해서는 10~20년 기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첨단내연기관 신기술 포트폴리오를 통해 환경 규제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이수원 쌍용차 전무는 “고효율 내연기관 자동차와 전동화의 포트폴리오 구성이 환경 규제에 대한 현실적 대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 R&D 지원에서는 내연기관 관련 프로젝트가 외면을 당하고 있다. 2011년만 해도 그린카 주제에서 내연기관 기술 개발 예산이 100억원이 넘었으나 지속적으로 줄어 올해 지원 금액은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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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R&D 지원 현황. 내연기관 자동차 비중이 급격히 낮아졌다.출처:민경덕 서울대 교수

자동차 기업이 자체 R&D를 하고 있지만 국내 인력 양성과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는 정부 내연기관 R&D 지원이 절실하다는 것이 전문가 목소리다.

민경덕 서울대 교수는 “우리나라는 기술 개발 자체에 R&D 정책 초점이 맞춰져 있으나 선진국 R&D는 인력양성과 생태계 조성이 우선”이라면서 “이 때문에 선진국이 자동차 업계 현황과 박자를 맞춰 내연기관 R&D를 지원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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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리츠칼튼호텔에서 열린 `친환경자동차 미래동력포럼에서 자동차 전문가들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내연기관 R&D가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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