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서경방송 가입자가 900명 가까이 증가했다. 케이블TV 가입자의 IPTV 이동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자금력이 부족한 개별 SO 가입자가 순증한 것은 주목할 만한 성과다.
서경방송은 올해 초부터 지난 8월까지 가입자가 887명 늘었다고 13일 밝혔다. IPTV와 위성방송과 달리 케이블TV만 가지고 있는 지역채널을 잘 활용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서경방송은 `지역성`에 중점을 둔다. 지역민이 진행하는 행사와 토론회에 전부 참가한다. 재능기부 형식으로 지역행사를 중계하고 프로그램을 제작한다. 지역채널에 2~3일에 한 번 꼴로 지역 행사가 중계된다. 지역민이 지역채널을 보기 위해 서경방송에 가입하는 선순환 작용이 일어난다.
곽재균 서경방송 부장은 “지역채널 시청률이나 이윤을 생각하지 않고, 지역 소상공인과 지역 시청자가 원하는 것을 만드는 것이 원칙으로 하다 보니 지역채널이 곧 지역 그 자체가 됐다”고 강조했다.
지역 산업을 키우기 위한 프로그램도 기획한다. 권역인 진주시, 산청군, 함양군, 남해군 등이 도농복합형 도시이기 때문에 관련 산업을 알리는 프로그램을 적극 제작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6차산업시대`는 울산, 경남 SO에도 공동 편성을 요청했다. 권역 외 다른 지역에도 서경방송 권역 내 소상공인들을 홍보하기 위해서다.
황금번호대인 지역채널도 인기의 비결이다. 서경방송은 지역채널을 지상파 채널 번호대인 8번에 배치하는 과감한 시도를 단행했다. 서경방송 관계자는 “과거 지역채널은 16번이었지만 지역채널 활성화를 위해 시청자가 자주 이용하는 번호대에 넣어야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덕분에 서경방송 지역채널 시청률은 높다. 채널별 시청점유율 순위 10위를 유지한다. 지상파와 종편을 바짝 뒤쫓는다. 지역채널 존재감이 미미한 다른 케이블TV에 비하면 독보적인 성과다.
서경방송 관계자는 “돈을 벌기보다는 진정으로 지역을 위하는 길이 무엇인지를 고민한 뒤 방송을 만들다 보니 시청률과 가입자는 자연스럽게 따라왔다”며 “앞으로도 지역 발전을 위한 이타심을 중심으로 지역채널을 운영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서경방송은 진주시, 사천시, 산청군, 함양군, 하동군, 남해군 등 서부 경남지역이 기반이다. 가입자 수는 8월 기준 23만6800여명이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