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제36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에서 최우수작품상은 영화 ‘밀정’, 감독상은 ‘비밀은 없다’가 차지했고, 배우 이병헌과 손예진이 남녀연기상을 수상했다. 특히 이번 시상식은 감독상에 ‘비밀은 없다’의 이경미 감독, 신인감독상으로는 ‘우리들’의 윤가은 감독이 차지하는 등 여성 감독들의 활약이 돋보이는 시상식으로 기록될 예정이다.
8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대로 프레스센터에서는 제36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이하 영평상)이 개최됐다. 배우 김성균, 엄지원의 공동사회로 진행됐다.
김지운 감독의 ‘밀정’이 작품상과 음악상 2개 부문을 수상했고, ‘비밀은 없다’는 감독상, 여자연기상 2개 부문을, ‘동주’는 각본상과 국제영화비평가연맹 한국본부상을 수상했다.
경합이 치열했던 남자연기상은 우민호 감독의 ‘내부자들’에서 열연한 이병헌이 수상자로 선정됐고, 여자연기상은 ‘비밀은 없다’의 손예진이 수상하게 됐다. 손예진은 지난 2002년 영평상에서 신인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이병헌은 2005년 남자연기자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날 여자연기상을 시상한 김두호 영화평론가는 “올해 손예진 영화 중 ‘비밀은 없다’보다 ‘덕혜옹주’가 더 시선을 모았지만, 비평가들은 ‘비밀은 없다’를 선정했다. 작품의 완성도에 대한 기여가 컸기 때문이다. 배우는 주어진 배역에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말아야 한다. 그럴 때 예술로 평가 받는다”라고 극찬했으며, 손예진은 “‘비밀은 없다’에서는 내가 그동안 했던 연기 패턴 대신 도전을 했던 영화다”라며 “내가 상을 받은 것도 기쁘지만, 이경미 감독님이 이 작품으로 감독상을 받게 됐는데, 그게 더 기쁘다. 평단과 관객 모두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배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남자연기자상을 수상한 이병헌은 “10년 전에도 ‘달콤한 인생’으로 무엇보다 값진 상을 받았었는데, 이번에 또 받아 뜻 깊다. 우리나라 영화가 세계 다른 영화와도 어깨를 나란히 하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영화를 사랑하는 팬들의 마음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다.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국내외에서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시상식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영평상 개최 이래 최초로 여성 감독이 감독상을 차지한 것이다. 시상한 정민아 영화평론가는 “이경미 감독이 처음으로 여성 감독상을 받게 됐다. 좋은 여성 영화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여성 감독들이 많지 않다. 첫 작품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아도 두 번째 작품을 하기가 어렵다. 대담한 작품을 내놓으신 것을 보고 평론가들은 이견 없이 선정했다”고 선정의 이유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최우수작품상은 영화 ‘밀정’이 차지했다. ‘밀정’은 할리우드 메이저 투자사인 워너브러더스 코리아가 처음으로 한국영화에 투자한 작품으로, ‘밀정’ 흥행을 계기로 앞으로 더 많은 협업을 기대케 하고 있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의 최재원 대표는 “단순히 미국 자본을 이용하는 게 아니라 한국영화의 발전에 노력하고 싶다”며 “방금 전 송강호한테 문자가 왔는데, 오늘 수상하신 분들 축하한다고 전해달라고 하더라”라고 인사했다.
이어 김지운 감독은 “평소에도 나는 영평상을 기준으로 올해의 영화들을 찾아보곤 하는데, 이곳에서 내 영화가 작품상을 받게 되어 무척 기쁘다. 조금 더 좋은 제작자가 되겠다. 다음에는 감독상에도 도전하겠다”고 전했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leejh@enteronnews.com
#. 이하 제36회 영평상 수상자(작)
최우수작품상: ‘밀정’(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영화사 그림 제작)
감독상: 이경미 ‘비밀은 없다’
공로영화인상: 임권택
각본상: 신연식 ‘동주’
남자연기상: 이병헌 ‘내부자들’
여자연기상: 손예진 ‘비밀은 없다’
신인여우상: 정하담 ‘스틸 플라워’
신인감독상: 윤가은 ‘우리들’
촬영상: 정정훈 ‘아가씨’
기술상: 곽태용, 황효균 (특수분장) ‘부산행’
음악상: 모그 ‘밀정’
국제비평가연맹한국본부상: 이준익 감독 ‘동주’
신인평론상: 손시내
독립영화지원상: 김동령, 박경태 감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