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인터뷰┃민진웅②] “연기파 배우? 저도 아직 신인인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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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현우 기자

[엔터온뉴스 최민영 기자] ‘혼술남녀’에서는 연기 경력이 없거나 짧은 배우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특히 키나 정채연은 연기 경험이 없는 아이돌 멤버였음에도 자신의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했다.

이들의 연기가 어땠는지 묻는 우문(愚問)에 민진웅은 단호한 현답(賢答)으로 대처했다. 아직 자신도 필모그래피가 얼마 쌓이지 않은 신인이기 때문에 다른 배우들의 연기를 평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친구들을 후배라고 말할 수도 없는 게 저도 아직 신인이에요. 김원해 선배님도 그렇고 석진이 형이나 하선이 모두 경력이 10년차 넘은 분들이지만 남의 연기를 함부로 평가하지 않죠. 제가 이렇다 판단할 부분은 없는 것 같아요. 저는 답답한 제 연기 보는 것도 막막했어요.”

친구들과의 생활 패턴이 다른 탓에 민진웅은 오래 전부터 혼술(혼자 술 마시는 행위)을 즐겼다. 여러 예능프로그램을 보면서 가볍게 한 잔 마시는 게 그가 즐겨 하는 혼술 방식이다.

“예능은 가리지 않고 다 봐요. ‘무한도전’, ‘라디오스타’, ‘아는 형님’, 석진이 형이 출연하는 ‘문제적 남자’ 등 많은 프로그램들을 챙겨 보고 있어요. 요즘에는 ‘슈퍼스타K’도 보고, 얼마 전 첫 방송한 ‘리바운드’도 봤죠. 예전에는 ‘쇼미더머니’나 ‘언프리티 랩스타’ 같은 힙합 프로그램도 시간 날 때마다 챙겨봤어요.”

지난 1일에는 민진웅의 첫 예능 나들이였던 tvN ‘현장토크쇼-택시’(이하 ‘택시’) 녹화분이 전파를 탔다. 그는 ‘택시’ 녹화 직후 자신에게 예능감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털어놨다.

“오프닝부터 엄청 떨렸어요. 택시를 탄 후에는 오만석 선배님과 이영자 누나 덕분에 긴장이 풀리기는 했지만 너무 긴장해서 뭔 얘기를 했는지 기억도 안 나요. 성대모사를 여러 개 시키셨는데 막상 하라고 멍석을 깔아주니까 더 못한 거예요. 옆에서 지켜보던 하선이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라며 안타까워할 정도였죠. 녹화 끝나고 난 후에는 저 스스로 예능감이 없다는 걸 깨달았어요. 앞으로 방송에서 조금 더 긴장을 풀어야 할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그래도 재밌었던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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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술남녀’에서 민진웅은 결국 투닥거리기만 하던 동료 강사 황진이(황우슬혜 분)와 해피엔딩을 맞았다. 하석진-박하선 커플처럼 키스신이 없어서 아쉽지 않았냐고 묻자 공개되지 않은 키스신이 있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키스신을 촬영하기는 했는데 방송되지 않았어요. 마지막 엔딩 장면 때 원래 (황우슬혜)누나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면서 뽀뽀를 하는 장면이 있었거든요. 원래 필요한 경우 여러 장면을 찍어서 괜찮은 장면을 방송으로 내보내는데 둘이 투닥대는 장면이 선택됐어요. 예쁜 장면이었는데 미방송 분으로 남아서 아쉽기는 했지만 혹시 시즌2를 한다면 꼭 다시 제대로 달달한 연기 보여드리고 싶어요.”

민진웅은 아직 본인은 필모그래피가 적은 신인이라고 강조하며, 해보고 싶은 작품이나 역할을 말하는 것보다 많은 작품을 경험해보고 싶다는 뜻을 드러냈다.

“다양한 작품과 배역을 경험해보고 싶어요. 좀 더 많은 배우 선배님들, 감독님들과 만나서 호흡을 맞춰본 다음 어떤 연기를 하고 싶은지는 그때쯤 생각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사실 지금까지는 주로 악역을 많이 맡았어요. 어쩌다 보니까 엉뚱하고 순진한 역할로 관심을 받게 됐지만 그전까지는 작품에서 엄청 때려 부수고 난리도 아니었어요. 내년 상반기에 개봉할 영화 ‘재심’에서는 악역으로 출연하니까 기대 많이 해주세요.(웃음)”

‘혼술남녀’ 출연 이후 민진웅을 알아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인기를 실감하느냐는 질문에는 아직까지 그렇게 본인을 많이 알아보지는 못한다고 웃음 짓기도 했다.

“온라인상으로는 반응이 정말 뜨거워서 제가 톱스타라도 된 것처럼 신기했는데 오프라인에서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에요. 지난 주말에는 편하게 대중교통을 타고 지나가는데 젊은 분들이 알아보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드라마에서는 수트를 입은 데다 머리도 세팅돼있고, 분장까지 한 상태인 반면 평소에는 워낙 편하게 다녀서 알아보는 분들이 적은 것 같아요. 그래도 걸어 다니면서 사람들이 알아보라고 연기하는 건 아니니까 괜찮아요. 가끔씩 저를 알아봐주시는 분들에게는 감사하고, 사진 같이 찍자고 말씀하시면 흔쾌히 사진도 찍어드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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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진웅에게 ‘혼술남녀’는 어떤 작품이었을까.

“저한테는 이렇게 긴 호흡으로 오랜 시간 제작진과 교류하면서 찍은 첫 작품이에요. 물론 그전에 여러 작품을 통해 작업해보기는 했지만 그동안 몰랐던 것에 대해 물어보고 여쭤보는 게 편했던 자리였고, 제대로 느낄 수 있었던 경험이었죠. 신기하고 설레면서 쓰리고 두근거리는 첫 경험이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대중에게 좋은 배우로 기억되고 싶다는 민진웅은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냐고 묻자 자신의 한예종 동기들을 언급하며, 앞으로도 계속 함께 힘내자고 독려했다.

“제 동기가 윤박, 장인섭, 허지원, 강기동 등의 친구들인데 다들 저처럼 조금씩 날개를 펴나가고 있는 중이에요. 10년 넘게 고생한 만큼 우리 동기들에게 힘내자고 말하고 싶어요. 다들 열심히 하는 친구들이니까 모두 잘 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최민영 기자 meanzerochoi@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