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 한진해운 선박 중국서 추가 가압류…총 5척으로 늘어 '불안한 선원들'
한진해운 선박이 중국에서 추가 가압류됐다.
법정관리로 운항에 차질을 빚던 한진해운 선박 대부분이 하역을 완료했으나 가압류는 또 늘어 선원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오늘(4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전날 한진해운의 사선인 '한진 차이나호'가 중국 상해항에 접안해 하역을 끝낸 후 가압류됐다고 밝혔다.
10억원가량의 터미널 이용료를 지급하지 못해 터미널 측에서 억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배는 당초 하역을 마치고서 부산항에 입항할 예정이었으나 현재 상해항 외항에 정박해있는 상태다.
이로써 가압류된 한진해운 선박은 한진 차이나호를 비롯해 한진 로마호, 한진 스칼렛호, 한진 샤먼호, 한진 네덜란드호 등 총 5척으로 늘어났다.
한진 로마호는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신청할 때쯤인 8월 싱가포르항에서, 한진 스칼렛호는 9월 캐나다 프린스루퍼트항에서 각각 용선료와 터미널 이용료를 밀리는 바람에 억류됐다.
한진 샤먼호와 한진 네덜란드호는 지난달 국내에서 가압류된 선박이다.
창원지법은 밀린 연료대금을 받지 못한 해외 연료유통회사가 두 선박을 대상으로 제기한 선박임의경매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들 선박은 모두 짐을 내린 상태여서 하역 작업에 차질이 생기지는 않았다.
그러나 문제는 선원들이다.
선박이 가압류되면 압류지의 항만국 통제에 따라 선박 유지를 위한 최소인원(6∼12명)이 의무적으로 배에 남아야 한다.
건강상 문제 등 특별한 이유가 있으면 항만당국의 허가를 받아 배에서 내릴 수 있지만 그렇지 않고서는 이동이 제한된다.
특히 해외에 가압류된 선박은 선원들의 밀입국을 우려해 그 나라 항만당국이 통제를 더욱 강화하기도 한다.
선원 교대가 이뤄지고는 있지만 회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간 상태에서 대체 선원을 투입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한진 로마호와 한진 스칼렛호, 한진 차이나호는 미수금을 내면 가압류를 풀 수 있으나 자금 마련이 녹록지 않다.
국내에 억류된 선박 2척은 임의경매 집행 여부에 관한 2심 판결이 나오는 내년 초에야 운명이 결정된다.
현재 이들 선박 5척의 총 승선원은 95명이다.
가압류와 상관없이 육지를 밟지 못하고 해상에 떠 있는 선박도 아직 남아 있다.
서류상으로는 선주에게 반선됐지만 해당 선주가 배를 운용할 처지가 못돼 그대로 바다 위에 내버려둔 경우인데 이런 상태인 선원은 무려 332명이나 된다.
한편 정부는 장기간 표류하는 선원들을 위해 생필품을 주기적으로 보급하고 직통 연락망을 통해 건강상태를 관리하고 있지만 선원들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가중되고 있다.
한은숙 기자 esh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