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변한 치료제 하나 없어 동물 암 치료, 국산 바이오 업체 희망 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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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변한 치료제 하나 없던 동물용 의약품 시장에서 암 치료 새로운 전기가 마련된다. 국산 바이오기업이 개발 중인 반려견 암 치료제가 미국 정부 임상시험 계획 승인을 받았다. 독보적 동물 DNA 기술을 활용해 반려동물, 식용 가축을 위한 동물용 의약품 개발로 확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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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럼라인생명과학 연구진이 동물용 유전자 치료제 개발을 하고 있다.

플럼라인생명과학(대표 김경태)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미국 농림부(USDA)로부터 강아지 암 치료제 `PLS-D5000`에 대한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고 2일 밝혔다. 내달까지 총 4차례에 걸친 약물 투약 시험을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경과 분석을 실시한다. 이르면 2018년 조건부 허가로 미국에서 우선 판매할 계획이다.

PLS-D5000은 림프종에 걸린 강아지를 치료하는 유전자 치료제다. 암세포 증식에 필요한 TERT 단백질 활동을 억제시키는 역할을 한다. DNA에 TERT를 삽입해 강아지 몸속에 넣으면, 자가면역반응을 일으켜 공격한다. TERT가 나쁜 단백질이라는 것을 몸이 인식하게끔 반복 투여한다. 암에 걸린 강아지 몸속에서도 이 같은 반응이 일어나 암세포 증식을 억제한다. 암 치료를 위한 `예방 백신`과 같다.

김균 플럼라인생명과학 부사장은 “연구결과 인간은 85%, 강아지는 90%가 암에 걸리면 TERT가 과발현된다”며 “개발 중인 치료제는 TERT를 삽입한 DNA를 몸속에 이식하면 항원으로 인식해 공격하는 예방백신과 유사한 형태”라고 설명했다.

전 세계적으로 동물용 암 치료제는 거의 없다. 대부분 사람에게 쓰는 항암제를 동물에게 투여한다. 인간에게 적합하게 개발된 만큼 효과는 크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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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동물용 의약품 시장 규모

플럼라인생명과학은 반려동물뿐 아니라 식용으로 쓰이는 동물용 의약품 시장이 커질 것으로 판단, 유전자 치료제 개발에 집중한다. 질병을 유발하거나 망가진 유전자를 치료해 건강을 되찾는 유망영역이다. 2014년 미국 바이오기업 이노비오 동물용 의약품 사업부를 인수해 플럼라인생명과학을 설립 후 동물용 DNA 기술에만 집중했다. 설립 2년 만에 국내에서 처음으로 동물용 의약품 부문에서 미국 농림부 임상시험계획 승인이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임상시험은 미국에서 총 네 차례 이뤄져 12월에 마무리된다. 내년에는 안전성, 유효성 등을 확인한다. 이르면 2018년 조건부 판매허가를 획득해 미국을 우선 판매한다. 2020년부터는 미국에서만 해마다 1200억원 이상 매출을 기대한다. 실제 미국에서는 연간 600만마리가 암에 걸린다. 암에 걸릴 때마다 연간 치료비용도 마리당 400만원을 훌쩍 넘는다. 외과적 수술이 필요 없는 유전자 치료제를 활용할 경우 치료비용을 절반으로 줄이고, 수술로 인한 위험요소를 줄일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강아지 암 치료제를 축으로 반려견 치료제와 가축 치료제 시장을 동시에 공략한다. 강아지를 대상으로 신부전에 의한 빈혈치료제 개발도 진행 중이다. 돼지의 번식력과 새끼 건강을 높이는 치료제도 개발을 완료하고 호주, 뉴질랜드 등에 판매한다. 이르면 내년 국내에서도 판매할 계획이다.

김 부사장은 “반려동물과 식용 가축을 두 축으로 동물용 의약품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것”이라며 “국내에서는 유전자 치료제에 대한 법령이 없어 연구개발과정에 어려움 점이 있지만,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만큼 내년에는 변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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