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 거국내각 총리 인선 착수…대부분 "부정적 반응" 인물난

새누리, 김병준 교수 우선 추천…野, 후보 수락 여부에 부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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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청와대 제공>

박근혜 대통령이 핵심 참모진 경질에 이어 두 번째 정국 수습책으로 국무총리 교체를 곧 단행할 전망이다. 이미 인선을 위한 검증 작업에 돌입했다. 여야에 경도되지 않은 `중립 총리`를 먼저 인선한 뒤 단계적으로 대대적인 내각 개편을 진행하는 수순을 밟을 것이란 관측이다.

31일 새누리당은 박 대통령에게 전날 건의 수준이던 `거국중립내각 구성`을 촉구로 높였다. 그러면서 새 내각 총리 후보로 노무현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과 부총리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등을 지낸 김병준(62) 국민대 교수를 우선 순위로 추천했다. 노무현정부 시절 `정책 브레인`으로 활약한 만큼 야권이 반대할 가능성이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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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새누리 이정현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는 28일 청와대에서 박 대통령과 각각 면담할 때도 김 전 실장을 총리 후보로 거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손학규 전 민주당 상임고문도 총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김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뒤 총리 제안과 관련된 기자들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새누리당을) 탈당하지 않았는데, 그렇게 야권의 훌륭한 지도자들을 거론하는 자체가 어떻게 보면 정치적 쇼이고 야권 분열·파괴 공작이라 본다. (저한테 제안이 와도) 받아들이지 않겠다”며 후보들의 수락 여부에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정치권 일각에선 후보군들이 흔쾌히 수락할 상황도 아닐 뿐더러, 손을 내젓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청와대가 적임자를 찾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박 대통령이 정치권의 거국내각구성 요구를 신속하게 수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총리 인선난`에 따른 불가피한 행보로 풀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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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 인선은 후임 청와대 비서실장와 정책조정수석 등 참모진 인사 직후에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청와대 안팎의 기류다. 비서실장 후보로는 권영세 전 주중대사, 이장무 전 서울대 총장, 정갑영 전 연세대 총장 등이 오르내리고 있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국정 공백을 최소화해야 하는 데 모두가 공감하고 있으니 조만간 결단을 내리지 않겠냐”며 “현재 후보자에게 의사를 타진 중인 상황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빠르면 2~3일내 청와대 후임 인선 작업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비서실장 공석으로 주기적으로 하던 참모진 회의 등이 무의미해져 사실상 국정운영이 `올스톱`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당장 11월 2일 국회 운영위원회 예산안 보고에 비서실장 대신 누가 참여해야 할지도 정하지 못한 상태다.

박 대통령은 총리 교체와 함께 내각 개편까지 마무리하면 대국민담화 등을 통해 다시 한번 대국민사과와 함께 국정정상화 의지를 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야당은 전날 여당의 거국중립내각 구성 제안에 한 발짝 더 떨어지며 경계를 뒀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아무런 진상규명 없이, 아무런 법적 권한도 없는 허수아비 거국내각이 출발한다면 그것은 장식용 내각에 불과하고 국면 탈출용 껍데기 내각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거국중립내각 구성의 선결조건은 최순실 사건의 철저한 조사와 대통령의 눈물어린 반성, 새누리당 탈당”이라고 말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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