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사태’ 중대 갈림길…靑, 내각 쇄신 고심

민정·홍보수석 교체…`하루 늦춰진` 최씨 출두 등 민심 향배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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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씨 국정 농단 사태가 최씨 검찰 수사와 본격적인 청와대 인적쇄신 등으로 이번 주 중대 분수령을 맞을 전망이다. 30일 대통령의 청와대 참모진 부분 개편이 있었지만 `대리 책임`을 지우는 것으로 비춰져 성난 민심을 달래기엔 역부족이었다. 국민들이 향후 검찰 수사 상황과 청와대 권력 내려놓기를 좀 더 지켜본 뒤 이후 민심 방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정국 안정과 대한민국 리더십 새판짜기에선 정치권 역할도 중요해졌다.

◇검찰 수사, 최순실 대면수사로 급물살

검찰은 주말 이틀에 걸쳐 청와대 압수수색을 시도했으나 청와대 측 거부로 실패했다. 청와대는 30일 최순실 파문과 관련한 검찰 압수수색 영장 집행에 대해 “국가 보안시설인 청와대는 (수사 관련 자료) 임의제출이 법 규정이며 관례”라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전날도 검찰 압수수색 시도에 청와대는 같은 논리를 내세우며 청와대 연풍문에서 자료를 검찰에 건네는 형식으로 수사에 응했다.

이날 검찰 측은 박스 7개 이상 분량의 압수물을 청와대에 요구했다. 검찰은 두 차례에 걸쳐 확보한 자료들을 분석해 최 씨의 국정 개입 관련 의혹을 분석한다는 계획이다.

청와대는 형사소송법 110조(군사상비밀과 압수), 111조(공무상비밀과 압수) 조항을 근거로 제3의 장소에서 임의제출로 검찰 압수수색에 임하겠다는 입장이다. 결국 검찰이 이틀간 청와대 압수수색에 나섰으나 불발되면서 검찰 수사의지에 대한 신뢰도는 많이 떨어졌다.

앞서 최 씨는 이날 인천공항을 통해 영국 런던에서 귀국해 검찰조사에 응하기로 했다. 최씨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는 “검찰에 (최씨가) 하루 정도 몸을 추스를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달라고 요청했다”며 “어떤 일이 있더라도 수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는 것이 최씨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검찰은 수사쇼를 하지 말고 최순실을 즉각 체포하라”고 압박했다.

◇책임인사 교체 단행…후속 인사도 임박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민정수석과 홍보수석을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그리고 신임 민정수석에 최재경 전 인천지검장을, 홍보수석에 배성례 전 국회대변인을 내정했다. 각계 인적쇄신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것이라 설명했다. 하지만 예상보다 소폭 개편에 그친데다 새로 선임된 민정 수석이 대구고를 나온 TK 출신, BBK 주가 조작 의혹 사건을 무혐의로 처리했다는 점 등 과거 수사 기록으로 또 다시 논란이다. 국정 안정화를 위해 서둘러 꺼내든 인사 카드로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시민사회 원로 10여명을 면담하고 `최순실 파문` 수습책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 시민사회 원로 여러 의견을 참고한 뒤 이 같은 인사교체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들로부터 청와대 참모진 개편은 물론이고, 내각 쇄신방안에 대해서도 조언을 구한 것으로 보인다. 조만간 2차 후속 인사도 빠르게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다.

이날 새누리당에서 거국내각 구성을 요청하면서 이에 대해서도 박 대통령은 고심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은 민심이 칼자루, 향배 결정

검찰 수사와 청와대 쇄신행보 모두에 국민은 믿음을 보내지 않는다. 검찰이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된 고소장이 접수된 지 27일 만에 수사에 나서면서 `늦장 대응`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가 걸러진 자료를 건네는 식으로 부실 수사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최순실씨 출두 시기가 `입국하자마자`가 아니고, `하루 늦춰진` 것에도 국민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특히 최씨 측근인 고영태씨와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 등이 수사를 받고 풀려나 있는 상태에서 검찰이 최순실씨 인신 수사를 하루 더 늦추는 것은 증거훼손 가능성까지 있는 대목이어서 논란이 거듭됐다. 결국 검찰 수사든 권력핵심부 쇄신이든 평가는 국민이 내리게 된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건강이 안 좋다면 검찰 안에서 편하게 쉬면 된다”며 “모처에서 관련된 사람끼리 입 맞추고 진실을 은폐할 시간을 번다면 검찰이 그 시간을 벌어주는 꼴”이라고 말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입 맞추기 시간을 주면 수사 결과는 뻔하다”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이날 최씨 귀국과 관련 “최씨가 빨리 검찰 수사에 응해 각종 의혹의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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