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태펀드 출자 범위가 대폭 넓어지고 있다. 연초 스포츠산업과 관광산업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를 선보인데 이어 구조조정을 목전에 둔 조선업종 협력업체 투자 펀드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30일 벤처캐피털(VC)업계에 따르면 모태펀드 운용기관인 한국벤처투자는 지난 24일 조선업 구조개선 펀드에 4차 출자를 마쳤다. 현대기술투자·수림창업투자, KB인베스트먼트·포스코기술투자가 공동 위탁운용사로 비케이인베스트먼트가 단독 위탁운용사로 선정됐다. 모태펀드가 1000억원을 출자해 총 2000억원으로 구성된다.
펀드 재원 60%는 조선업종 구조 개선을 위해 쓰인다. 조선업을 비롯해 조선업 관련 매출 비중이 30% 이상인 제조·수리업체, 조선사 협력업체가 주요 투자 대상이다.
조선업은 모태펀드가 출자했던 분야와 다소 거리가 있는 분야다. 그간 모태펀드는 문화부, 미래부 등 타 부처가 집행을 맡긴 분야를 제외하고는 특정 산업에 출자하지 않았다.
펀드 구성도 독특하다. 부실기업을 정상화 시켜 매각하는 기업구조조정투자기구(CRV), 사모펀드(PEF)와 유사한 구조다.
박종찬 중기청 벤처투자과장은 “회수 측면에서는 CRV나 PEF와 유사할 수 있겠지만 `구조조정`이 아닌 `구조개선`을 내건 만큼 정책 자금의 특성을 살려 집행할 것”이라며 “특정 업종의 대기업을 지원하는 것이 아닌 성장 가능성을 가진 조선사 협력업체에 실질적인 투자금융 역할을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구조개선을 주도할 수 있도록 포스코 등 조선 관련 기업 투자를 유치한 것도 같은 목적이다.
앞으로도 중기청은 자체 예산으로 신산업 및 고기술 분야에 특화한 벤처펀드를 꾸준히 조성할 방침이다. 중기청은 지난 3월 정부가 미래성장동력으로 선정한 19개 업종에 대한 특화펀드를 내년 중 조성할 계획이다. 제조업 서비스화 분야, ICT와 제조업, 서비스업, 바이오산업 등 산업 간 융합 분야, 고기술 제조업 분야 등이 우선 거론된다.
중기청 관계자는 “각 부처가 집중 육성하는 분야와 겹치지 않도록 펀드를 추가 조성해 나갈 계획”이라며 “모태펀드가 산업 육성의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분야에 투자를 집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VC업계 관계자도 “투자 목적이 보다 명확해졌다는 측면에서는 심사역도 특정 분야 유망 기업 발굴에 적극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투자금 쏠림현상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한 창투사 심사역은 “펀드 존속 기간 7년 동안 특정 분야 기업만을 발굴하는 것이 쉽지 않다”면서 “중기청마저 업종에 지나친 제한을 둔다면 최근 바이오 분야에 투자금이 몰리듯 특정 기업 또는 특정 분야만 수혜를 입는 일이 벌어지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