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에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 17.5%…모든 지지층 붕괴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이 대통령 연설문 등 정부의 대외비 문건 유출 의혹으로 급속도로 확산된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에 이목이 집중된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층이 TK(대구·경북)와 PK(부산·경남·울산), 60대 이상, 보수층, 새누리당 지지층 등 핵심 지지층을 포함한 거의 모든 지역과 계층에서 급속도로 붕괴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26일에는 17.5%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10%대로 내려앉은 것으로 집계됐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매일경제·MBN ‘레이더P' 의뢰로 2016년 10월 24일부터 26일까지 3일간 전국 1,528명(무선 8: 유선 2 비율)을 대상으로 조사한 10월 4주차 주중집계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긍정평가)는 지난주 10월 3주차 주간집계 대비 7.3%p 하락한 21.2%(매우 잘함 6.7%, 잘하는 편 14.5%)로 9월 4주차(33.9%) 이후 4주째 하락하며, 지난주에 경신한 취임후 최저치(28.5%)를 또다시 경신하고 사상 처음으로 20%대 초반 내려앉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간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10%대(26일 수요일, 17.5%)로 하락했다.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 역시 8.6%p 폭등한 73.1%(매우 잘못함 50.9%, 잘못하는 편 22.2%)로 지난주에 경신한 취임후 최고치(64.5%)를 연이어 경신하며 사상 처음으로 70% 선을 넘어섰다.
특히 ‘매우 잘못한다’는 강한 부정평가 또한 처음으로 50%대로 올라섰다.
부정평가와 긍정평가의 격차 역시 36.0%p에서 51.9%p로 취임후 최대 격차로 벌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모름/무응답’은 1.3%p 감소한 5.7%.
박 대통령의 긍정평가는 지난주 주중집계에서 취임후 최저치(긍정평가 27.2%, 부정평가 65.5%)를 경신한 이후,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최순실씨 의혹’에 대한 수사 의지를 밝혔던 20일(목, 28.1%, 63.7%)과 검찰 수사 관련 보도가 이어진 21일(금, 30.9%, 63.0%)에는 이틀 연속 완만한 회복세를 보였다.
이번 주 월요일인 24일(28.7%, 66.1%)에도 20%대 중후반을 유지했으나 대통령 연설문과 일정을 비롯해 외교, 안보, 인사 등 각종 정부의 대외비 문건이 최순실씨에게 유출되었다는 보도가 확산되고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 성명을 발표했던 25일(화, 22.7%, 72.6%)에는 20%대 초반으로 폭락했다.
또한 야권 일부와 시민사회에서 탄핵을 제기했던 26일(수)에는 17.5%(부정평가 76.0%)로 또다시 폭락하며 사상 처음으로 10%대로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는 서울(긍정평가 19.9%, 부정평가 74.8%)과 경기·인천(20.7%, 72.9%) 등 수도권과 대전·충청·세종(22.5%, 70.2%)이다.
가장 큰 폭으로 지지층이 이탈한 부산·경남·울산(20.6%, 72.5%)에서는 20%대 전후의 긍정평가로 각각 취임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광주·전라(11.1%, 84.3%)에서도 역시 10%대 초반의 긍정평가로 최저치를 기록한 데 이어 박 대통령의 핵심 지지 지역인 대구·경북(35.4%, 61.7%)에서도 부산·경남·울산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낙폭을 보이며 취임후 최저치로 내려앉은 것으로 집계됐다.
연령별로는 지금까지 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항상 우세했던 60대 이상(긍정평가 42.7%, 부정평가 54.9%)에서 40%대 초반으로 폭락하며 사상 처음으로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섰다.
50대(29.0%, 67.7%)에서도 취임후 처음으로 20%대로 떨어진 데 이어, 40대(16.3%, 79.3%)에서는 10%대 중반으로 내려앉았다.
특히 20대(3.4%, 89.7%)와 30대(7.9%, 83.1%)에서는 나란히 한 자릿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념성향별로는 60대 이상과 함께 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항상 절반 이상을 넘어섰던 보수층(긍정평가 42.2%, 부정평가 53.0%)에서는 긍정평가가 40%대 초반으로 내려앉으며 사상 처음으로 부정평가에 뒤졌고, 진보층(10.1%, 88.0%)과 중도층(15.8%, 80.1%)에서도 10%대 초반과 중반의 긍정평가로 취임후 최저치를 경신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지정당별로는 새누리당 지지층(긍정평가 63.2%, 부정평가 33.3%)에서 폭락하며 사상 처음으로 60%대 초중반으로 떨어졌고, 민주당 지지층(3.2%, 95.7%)과 정의당 지지층(6.1%, 91.9%), 국민의당 지지층(6.9%, 90.0%) 등 야당 지지층 모두에서 부정평가가 90%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난 데 이어 무당층(8.4%, 74.3%)에서도 긍정평가가 한 자릿수로 내려앉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같이 TK(대구·경북)와 PK(부산·경남·울산), 60대 이상, 보수층, 새누리당 지지층 등 박 대통령의 핵심 지지 지역과 계층에서까지 지지층 붕괴가 가속화되는 양상을 보인 데에는 지난 24일(월) 저녁부터 급속도로 확산되기 시작한 ‘최순실씨 정부 대외비 문건 유출 의혹’ 보도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덧붙여 박 대통령의 지지율(21.2%)과 새누리당의 지지율(26.5%)이 5%p 이상 역전되어 향후 여당 내부에서의 탈당 요구 또한 불거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25일(화)의 1차 폭락과 26일(수)의 2차 폭락이 연이어 나타난 것은 리얼미터 조사 이래 사상 처음으로 당분간 국정동력을 회복하는 수준까지 지지층이 결집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할 수 있다.
한은숙 기자 esh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