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 혐의를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금융감독원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김성원 의원(정무위·새누리당)은 “(대우조선해양)이 플랜트 분야 손실을 2분기에 반영한다고 했을 때 (금감원은) 공시 후에 판단하겠다고 결정을 미루고 적자 공시가 나오자 회계법인의 실사가 나오면 정하겠다고 계속 금감원에서 결정을 미뤘다”며 “금감원이 뒤늦게 회계감리에 착수해서 골든타임을 놓쳤다”고 지적했다. 또 “금감원이 적극적으로 나섰다면 이런 일이 미연에 방지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운열 의원(정무위·더불어민주당)은 대우조선해양 사태가 금감원이 회계정보 자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점을 문제 삼았다. 최 의원은 “기업 내부감사 실태를 보면 국가 차원의 감사는 아예 필요 없는 상황 아니면 국가가 분식회계를 방조한 것이 아니냐 할 정도로 심각하다”며 “금감원이 검사·감독할 때 건전성 감독만 잘했다면 한진해운이나 대우조선해양이 곪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진웅섭 금감원장은 "대우조선 분식회계 혐의는 현재 감리 중이며 결과가 나와 회계법인 책임이 확인된다면 그에 상응하는 엄중한 조치를 내리겠다"고 말했다. 최대 영업정지부터 담당 회계사의 자격 상실까지도 거론했다.
진 원장은 국내 조선업에 대한 구조조정 초안으로 알려진 맥킨지 보고서에 대해서는 “내용을 아직 통보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보고서에는 독자 생존이 힘든 대우조선을 매각하거나 분할해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 2대 대형조선소 체계로 재편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의 분석 보고서 작성 관행도 문제로 불거졌다. 김종석 의원(정무위·새누리당)은 “33개 증권사 중 조선업 담당이 17명인데 조선사 경력이 있는 사람이 6명이고 그 중 5명은 대우조선 출신”이라며 “분식회계 의혹이 터진 다음날 조차 일부 증권사에서는 분석 목표가를 9000~9500원으로 잡고 보유 의견을 냈다”고 지적했다.
이에 진 원장은 “애널리스트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로부터 압력을 받고 분석 보고서를 작성하면 안된다고 생각해 행동 강령을 제정했지만 아직 많이 부족하다”며 “4자 정기 협의체를 만들어 애널리스트 문화를 바꾸고자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