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삼성전자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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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년이라면 경영 계획을 수립하는 시기지만 올해는 엄두도 못내는 상황입니다. 지금 분위기를 감안하면 경영 계획을 마무리하는 것은 내년 초나 돼야 할 것 같습니다.”

최근 만난 삼성전자 한 고위 관계자의 한숨 섞인 말이다.

갤럭시노트7 리콜과 단종, 엘리엇의 회사 분할 요구 등 잇따른 악재를 겪으면서 재계 1위인 삼성전자의 경영 상황이 시계 제로다. 통상 내년 경영 계획은 물론 장기 계획을 세우면서 대비해야 할 시점이지만 현재는 벌어진 상황 수습에 `올인`하고 있다.

수습도 쉽지 않다. 갤럭시노트7으로 인한 삼성전자 손실은 4조원대로 추산된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쌓은 이미지와 브랜드 경쟁력 훼손 우려도 있다.

삼성전자가 흔들리면서 국내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 주가가 급락하자 주식시장이 휘청였고, 전체 수출이 감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장기로는 삼성전자 협력사들의 실적 악화도 예상된다. 우리나라 경제의 삼성전자 의존도가 새삼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개별 기업 삼성전자를 넘어 한국 경제를 위해서라도 서둘러 현안을 수습해야 한다.

첫 실마리는 이재용 부회장의 등기임원 선임이다. 오는 27일 열리는 삼성전자 임시 주주총회에서는 이 부회장이 등기임원으로 올라선다. 책임 경영을 위해 등기임원으로 나서는 이 부회장이 진두지휘, 신속히 상황을 수습해야 한다.

불확실성을 주는 지배구조 개편도 매듭지어야 한다. 갤럭시노트7 문제를 순조롭게 마무리하고 스마트폰 사업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는 것도 과제다. 갤럭시S8이 출시되는 내년 초까지 문제의 원인과 해결책을 제시하고, 시장의 이해를 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교수는 “갤럭시 브랜드와 스마트폰 사업 자체가 위기”라면서 “새로운 차원의 시장을 뚫는 일이 삼성 앞에 큰 과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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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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