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컴퓨터 출하량이 8분기 연속 감소했다. 세계 경기 침체와 모바일 수요 확대로 직격탄을 맞았다. 그나마 감소폭은 다소 줄었다는 점이 위안이다. 컴퓨터 시장은 여전히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조사기관 가트너는 3분기 세계 컴퓨터 출하량이 전년 동기보다 5.7% 감소, 6894만대에 그쳤다고 밝혔다. 하락폭은 1분기 9.6%에 비해서는 둔화됐지만 8분기 연속 하락, 세계 수요가 모바일로 급속히 이동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보여 줬다. 가트너는 “이 같은 기록은 PC 역사상 최장 기록”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이용 증가로 PC 수요는 계속 감소하고 있다. 가트너는 교육용 PC 수요 감소와 일반 시장 수요 위축이 PC 메이커에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타가와 미카코 가트너 애널리스트는 “소비자는 PC를 최우선 고려 품목으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업그레이드 필요성을 크게 못 느끼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른 조사 기관인 IDC도 3분기 세계 컴퓨터 출하량이 지난해 같은 분기 대비 3.9% 감소했다고 밝혔다. IDC는 당초 7.1% 감소를 예상했지만 예상치보다 감소폭이 줄었다. IDC는 감소 둔화로 “경기 침체와 PC회사의 마케팅 약화”를 꼽았다. 애플 맥 컴퓨터도 수요가 부진했다. 맥 컴퓨터는 총 500만대가 판매돼 지난해(576만대)보다 13%나 감소했다.
린 황 IDC 애널리스트는 “4분기 휴가 시즌에는 업체들이 재고를 줄이기 위해 강력한 마케팅을 전개할 것”으로 예상했다. IDC에 따르면 세계 최대 PC메이커 레노버는 3분기에도 21.3% 시장 점유율로 1위를 유지했다. 판매량은 3.2% 감소했다. 2위 휴렛팩커드(HP)는 21.2로 1위를 바짝 따라붙었다. HP는 판매량이 3.3% 증가했다. 3위 델은 판매량이 6.2% 늘어 PC 메이커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