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경주 지진 때 카카오톡이 사용자 폭주로 불통된 적이 있다. 휴대폰 기지국 전파가 닿지 않은 깊은 산속에서 길을 잃으면 연락이 되지 않아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또 공연 등 인파가 많이 몰리는 곳에서도 통화나 문자메시지 전송이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일반 휴대폰 통화나 문자메시지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스마트폰 문자전송을 가능하게 하는 휴대형 안테나가 등장해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뉴욕 소재 스타트업 `고테나(goTenna)`는 재난상황이나 휴대전화 불통 지역에서 스마트폰을 무전기처럼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고테나 메쉬(goTenna Mesh)`를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킥스타터에 올렸다.
고테나는 기지국 전파가 닿지 않는 오지에서도 무전기처럼 안테나 2개를 이용해 장치끼리 통신 네트워크를 만든다. 스마트폰에 깔린 전용앱으로 문자메시지와 위치정보를 서로 주고받을 수 있다. 많은 데이터를 실어보낼 수 없는 저주파수를 사용하기 때문에 음성통화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긴급연락이나 단순한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데는 무리가 없다.
스마트폰과 고테나는 블루투스로 서로 연동된다. 1와트(W) UHF 무선 송신기로 메시지를 전송하기 때문에 배터리 소모량도 적다. 전파도달 범위는 열려있는 지형은 3마일(4.8㎞)까지, 그리고 혼잡 지형은 1마일(1.6㎞)가량이다.
다른 사용자가 노드(Node) 역할을 하는 메쉬 네트워크 방식으로 이론상으로는 무한대까지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메쉬 네트워크는 노드나 센서 등 네트워크 기기가 주위 컴퓨터나 네트워크 허브에 연결이 되지 않아도 통신이 가능한 네트워크다. 기기들이 직접 그물망 형태로 연결돼 정보를 주고 받는다.
디바이스 모양은 간결하다. USB메모리처럼 생겼고 외부로 돌출되는 안테나가 없다. 고리가 있어 배낭 등에 쉽게 체결할 수 있다. 고테나 2개로 구성된 세트 1개 가격은 149달러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