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를 벗어나 지역의 상권에도 노하우 전파
세계적인 경기 침체, 대기업만 살아남기 쉬운 글로벌 기업 경쟁 속에서 스마트, ICT, 벤처, 스타트업이 핵심 키워드로 자리 잡은 지 몇 년이 흘렀다. 정부는 일자리 늘리기 정책의 일환으로 창업을 진작하고 있고, 중소기업청을 통해 직접 창업 지원을 하고 있다. 특히 예비 사회인인 대학생에게 창업 관련 분위기를 미리 알려주고 대학의 학문적 경험과 산업적 요구의 연결을 시도, 창업선도대학을 선정해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2016년 현재 전국에 34개의 창업선도대학이 있으며 창업 교육, 창업아이템 사업화, 아이템 고도화를 위한 후속 지원 등을 하고 있다.
창업선도대학으로 선정된 대학은 매년 평가를 통해 정부예산을 차등지원 받는다. 중소기업청은 나름의 다면적이면서 전문적인 평가 기준을 가지고 있겠으나, 일반인에게 와 닿는 평가 기준은 창업 기업의 ‘생존율’과 중견기업으로의 ‘성장률’이다. 얼마나 많은 기업이 창업지원센터 졸업이후에도 살아 남았는지와 보육센터를 떠난 후 얼마나 많은 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커졌는지가 관심사다. 이번엔 많은 창업선도대학을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연세대를 찾아갔다.
연세대 창업지원단(단장 손홍규)은 1998년 창업보육센터(BI:Business Incubating)로 문을 열었다. 2011년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창업선도대학 선정을 받아 정부 지원을 받으면서 창업지원단으로 승격, 약 18년간 창업 지원, 보육 업무를 해오고 있다. 특히 2002년에는 학생창업벤처센터를 설립, 학생 전용 벤처 보육 사업을 시작했는데 전국 최초인 것으로 여겨진다. 큰 성과로는 지원단 배출 기업 중 6곳이 코스닥 등 성공기업이 되었다.
창업자들 사이에서는 연세대 창업지원단의 지원을 받기가 매우 어렵다는 얘기를 한다. 또, 선정되기가 어렵지만 선정되면 성공한 창업자라는 보증 수표를 받은 것과 같다고 한다. 그러면 연세대 창업지원단의 차별점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손 단장은 두 가지를 꼽는다. 먼저 철저하고 꼼꼼한 선발 과정이다. 18년간 쌓인 경험으로 아이템과 가능성을 보는 ‘눈’이 생겼고, 키울 수 있는 노하우도 가지게 됐다. 다음으로 지원단 직원의 능력과 열정을 들 고 있다. 입주 기업을 내가 다니는 회사처럼 느끼면서 지원을 한다. 거리감을 줄이기 위해 입주 기업 임직원들과 개인적으로도 친해지려는 노력을 많이 하고, 진심으로 도우려는 모습을 많이 보인다는 것이다.
손홍규 단장이 입주 기업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며 “창업을 하면 반드시 어려운 시기를 만나게 되어 있고, 많은 창업자들이 이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폐업을 하게 된다. 입주 기업 사장과 직원은 고민거리가 있으면 허심탄회하게 지원단과 상담하기를 바란다”며, “지원단에는 스타트업 기업이 상상하지 못할 정도의 인적, 물적 네트워크가 있다. 이를 활용하면 해결하지 못할 문제가 거의 없다”고 전했다.
또한 큰 목표도 가지고 있다. 하나는 연세대 창업지원단의 활동을 연세대 캠퍼스 밖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학교라는 울타리를 넘어 신촌이라는 지역에 지원단의 공간을 만듦으로써 지역 창업자들이 쉽게 찾아와서 조언을 들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 목표는 ‘창업 카페’를 여는 1단계 성과까지 이룬 상태다. 또 하나는 연세대 창업지원단이 가지고 있는 노하우를 일반 창업자와도 공유하는 것이다.
손홍규 단장은 보통 2년인 대학 내 보직을 7년째 맡아 오고 있다. 그만큼 창업 지원에 대한 애정이 깊고 그간 쌓인 노하우를 전파하는데 아낌이 없다. 다른 대학교의 지원단과 달리 통합적인 지원단 구조를 가지게 된 것도 손 단장의 공이 크다. 스타트업 기업의 의사 결정구조가 단순하고 빠르듯이, 지원단의 조직도 빠르게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손 단장의 지론이다.
이정민 기자 (j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