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회사를 만들기 위한 발판을 이제 마련했습니다. 우리나라 애니메이션을 세계에 알리는 회사를 만들려고 합니다.”
김형순 로커스 대표는 4일 2009년 회사 설립 후 재기를 준비하는 소회를 이렇게 털어 놨다. 김 대표는 이날 중국 투윈캐피탈그룹으로부터 250억원 투자 유치를 성공했다.
벤처 1세대 향수를 자극하는 김 대표는 이른바 `천당과 지옥`을 경험했다. 1990년 로커스란 회사를 차리고 콜센터 사업을 시작해 승승장구, 한때 계열사가 17개로 늘며 코스닥 시가총액이 2조원을 넘기도 했다. `벤처 신화`에 등극한 그는 2004년 벤처기업협회 부회장 자리에 올랐다.
김 대표는 2009년에 이름만 같고 모든 게 바뀐 새 법인 `로커스(LOCUS)`를 설립했다. 컴퓨터 영상합성기술(CGI)과 시각특수효과(VFX) 기술력을 보유했다. 기회는 바로 찾아왔다. 이듬해 한국콘텐츠진흥원 대한민국 스토리공모대전에서 `빨간구두와 일곱난장이(이하 일곱난장이)`로 대상을 받았다. 2014년에는 KT로부터 영화제작·배급사 싸이더스를 되찾아왔다.
로커스는 대상작 일곱난장이를 글로벌 애니메이션으로 만들고 있다. 투자금 250억원은 여기에 사용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우리나라는 스토리가 탄탄하고 손재주가 뛰어났다”면서 “아시아의 픽사를 만들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달 말 미국에서 영어 더빙 작업을 할 정도로 상당한 진척을 보이고 있다. 각국 언어의 더빙 작업을 마치고 2018년에 개봉한다. 그는 스토리 구성부터 색 보정 작업까지 애니메이션 제작 전 과정을 직접 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춘 것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 대표는 “베를린 영화제나 칸 영화제에 제작하고 있는 작품을 가져가면 `할리우드급`이라는 반응이 나온다”면서 “중국 중심의 아시아는 물론 세계 시장에 통하는 `웰메이드`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글로벌 스튜디오가 되겠다”고 말했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