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전자정부 핵심 기술, 세계로 비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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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진시황은 국토뿐만 아니라 도량형(度量衡)도 통일했다. 규격화된 자(尺), 저울, 되(升)를 보급해 못된 관리가 부정확한 도량형으로 백성을 수탈하는 것을 방지하는 등 통치 수단으로 활용했다. 이보다 오래 전인 고대 이집트에서도 정교한 도량형을 실시, 피라미드를 건설하고 측량을 했다. 고대의 도량형 통일은 표준화의 중요성을 인류가 알고 있었다는 증거가 아닌가 생각한다.

표준화는 산업화와 함께 기업 생산성 및 효율성 제고에 크나큰 역할을 했다. 미국의 발명가 엘리 휘트니는 총기 규격과 제작 과정을 표준화했다. 이를 통해 비숙련공이라 하더라도 품질이 보장된 총기를 기존 제작 방법보다 10배 이상 빨리 조립할 수 있었다. 표준화의 힘이 대량 생산을 가능케 한 것이다.

이후 표준화는 프레드릭 테일러의 작업 표준화, 포드시스템의 제품·부품 표준화 등으로 발전해 산업 생산은 물론 일상생활의 편리함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기업이 신제품 개발 때 표준화에 주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요즘 우리 전자정부시스템 표준화가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고 있다. 바로 `전자정부 표준프레임워크`다.

전자정부 표준프레임워크(eGovFrame)는 전자정부시스템 개발 때 사용하는 각종 공개 기술과 서비스 기능(모듈)을 표준화해 모아 놓은 것이다. 이를 이용하면 누구나 적은 예산으로 전자정부 서비스를 쉽게 개발할 수 있다. 특정 기업의 기술에 종속되지 않아 모든 기업이 공정하게 서비스 개발에 참여한다. 전자정부 서비스의 품질 보장은 물론 예산 절감과 투명성까지 확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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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거브프레임은 2009년 6월에 개발, 약 7년 동안 완성도를 높인 제품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포털 사이트를 통해 무료로 공개했다. 지금까지 660여개 업무, 1조7000억원 규모에 이르는 공공정보화사업에 e거브프레임이 적용됐다. 다운로드 건수는 54만여건에 이른다.

올해는 클라우드 환경, 저속 인터넷 환경 등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프로그램 용량을 기존보다 20분의 1로 줄인 경량화 버전을 개발했다. 매킨토시와 리눅스 운용체계(OS)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기존의 영문 서비스 외에 칠레, 페루 등 남아메리카 국가를 위한 스페인어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e거브프레임은 편리성과 효율성 등으로 멕시코, 베트남 등 9개 개발도상국의 14개 전자정부 사업에서 활용되고 있다.

베트남 다낭시는 `도시행정 종합정보시스템`을 개발했다. 멕시코 연방보건부는 e거브프레임을 사용해 `멕시코 표준프레임워크센터`를 개설, 의료정보시스템구축 프로젝트에 적용했다. 아르헨티나, 엘살바도르에서도 큰 관심을 보였다. 전자정부에 기반을 둔 삶의 질 개선과 지속 성장을 위해 110개 도시로 구성된 세계전자정부도시협의체(WeGO)는 각국의 정보시스템 개발자를 대상으로 e거브프레임 교육을 정식 과정으로 채택했다.

e거브프레임은 우리나라 전자정부 수출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우수한 전자정부 서비스를 수출하기 위해서는 핵심 기술인 e거브프레임의 보급이 매우 중요하다. 자동차 수출에서 완성차 수출과 부품 공급이 상호작용하는 것과 같다.

6년 동안 3회 연속 세계 1위를 한 한국 전자정부 서비스는 세계가 우수성을 인정하고 도입하려는 행정 한류의 소중한 상품이다. e거브프레임을 기반으로 한민족의 우수성을 세계에 전파하는데 행정자치부를 중심으로 정부와 기업이 함께하고자 한다.

김성렬 행정자치부 차관 sunglkim@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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