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View┃방송] ‘무한도전’ 500회를 이끌어온 키워드…‘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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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무한도전' 캡쳐

[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이 대한민국 대표 예능이 된 것은 MC 유재석을 비롯한 멤버들의 노력과 김태호 PD의 센스 있는 연출 덕분이기도 하지만, 기존의 예능프로그램과 달리 매 방송마다 새로운 아이템을 선보였던 구성 또한 한 몫을 했다. 무형식을 형식화한 ‘무한도전’은 매 회차를 ‘특집’으로 꾸미면서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이끌어내면서 지금까지 성장해 왔다.

지난주 방송한 500회에서 멤버들은 지금까지의 에피소드 중 가장 인상 깊었던 회차를 꼽았다. 박명수는 2008년 자신과 노홍철이 눈치싸움을 했던 ‘돈가방을 갖고 튀어라’ 특집을, 하하는 2010년 방송했던 ‘조정’ 편을 선정했다. 시청자였던 양세형은 “박명수가 딱따구리를 흉내 내는 신은 아직도 이모티콘으로 사용된다”며 2006년 방송됐던 ‘가을소풍’ 특집에 대해 이야기 했다.

‘무한도전’을 대표하는 특집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무한도전’이 아니었으면 하지 못했을 도전들이 있다. 첫 번째는 하하도 선택한 ‘조정’을 비롯해 ‘봅슬레이드’, ‘프로레슬링’ 등 비인기 스포츠 종목에 도전한 회차다. 대중들에게 유명하지 않던 종목인 이 스포츠들은 ‘무한도전’을 통해 주목을 받을 수 있었다. 비주류에서 주류로 올라온 ‘무한도전’이 전한 이야기이기에 더 의미 있는 도전이었다. 스포츠 종목 특성상 힘든 만큼 멤버들이 많이 울기도 울었고, 멤버들의 끈끈한 의리가 돋보이던 특집들이다. 특히 조정 편에서는 연습한 것보다 더 좋지 않은 성적으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그들의 고생을 누구보다 피부로 느낀 콕스 역할의 정형돈이 “내가 봤어. 우리 진짜 잘 탔어”라고 말한 것은 아직까지 회자되고 패러디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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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무한도전' 캡쳐

비주류가 주류로 나선 특집으로는 ‘못친소’ 특집이 있다. 못생긴 친구를 초대해서 파티를 여는 콘셉트인 이 특집에서는 ‘무한도전’의 모토인 ‘대한민국 평균 이하’인 사람들을 모아놓고 오직 웃음만을 위해 달려가는 방식을 취한다. 일반적으로 ‘못생겼다’는 말이 좋지 않은 뜻으로 쓰임에도 불구하고, ‘무한도전’에서 만큼은 칭찬(?)이 된다는 것에 의미를 둘 수 있다.

‘도전’에 초점을 맞춘 특집으로는 위에서 언급한 스포츠 종목을 포함해 ‘더빙-비긴 어게인’, ‘나는 액션 배우다’, ‘무한도전 응원단’, 6주간의 ‘웹툰 도전기’, 유재석과 그룹 엑소의 콜라보레이션 특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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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무한도전' 캡쳐

또한 멤버들이 연기에 도전한 ‘무한상사’는 해가 지날수록 진화되고 있다. 지난 2011년 봄 야유회 특집에서 콩트로 시작한 ‘무한상사’는 2013년에는 뮤지컬로, 이번 해에는 드라마 ‘시그널’ ‘싸인’ ‘유령’ 등의 김은희 작가와 장항준 감독이 참여하면서 액션이 가미된 영화판으로 확장됐다.

연기 이전에 가수 도전이 먼저였다. 2007년 강변북로 가요제로 출발해 ‘무한도전’은 2년마다 한 번씩 가요제를 열고 있다. 2009년 올림픽대로 듀엣 가요제, 2011년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 2013년 자유로 가요제, 2015년까지 5번의 가요제가 진행됐다. 스케일이 점점 커지고 있지만, 매번 숨겨져 있던 가수들을 양지로 올려 보내는 역할은 잊지 않고 있다.

다른 예능프로그램에서 보기 힘든 특집 중 하나는 ‘식스맨’이다. 2015년 3~4월 약 한 달 동안 6부에 걸쳐 방송된 ‘식스맨’ 특집은 멤버들의 연이은 하차에 따라 추가 멤버가 필요한 상황에서 진행됐다. 대부분의 예능에서 멤버가 필요한 경우에 사전에 조율을 한 멤버를 투입하지만, ‘무한도전’은 국민예능이라는 호칭으로 불리는 프로그램답게 공식적으로 멤버를 뽑았던 회차다.

예능을 통해 현실을 풍자했던 ‘끝까지 간다’ 특집을 비롯해 우리들이 잊지 말아야 할 역사를 다룬 ‘안창호 특집’ ‘배달의 무도-하시마섬 특집’ ‘TV특강 특집’ ‘스피드-독도’ ‘궁 밀리네이어 특집’ 등 역시 ‘무한도전’이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 의미있는 콘텐츠다.

이외에도 다양한 버전의 ‘추격전’부터 ‘백투더 90년대’를 외치게 했던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 해외 특집 등 500회를 넘기면서도 여전히 무궁무진한 아이템을 뽐내고 있다. 500회 특집으로 준비한 ‘무도리GO’는 현재 가장 핫한 게임인 증강 현실 기술을 ‘무한도전’ 버전으로 자체 제작한 것이다. 또한 얼마 후에는 ‘우주 특집’을 위해 멤버들은 러시아 가가린 우주센터에서 무중력 비행 훈련을 받을 예정이다. ‘무한도전’은 과거 아이템을 진화시키면서 현재의 트렌디함까지 놓치지 않고 발전하고 있기에 10년 이상 사랑받고 있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leejh@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