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NFC 등 국내 핀테크기업 10곳이 이르면 이번 주 애플을 전기통신사업법 위반으로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소한다. 이들 기업은 법적 검토를 마치고 애플 행위를 이용자의 자유로운 선택과 이용을 제한하는 불공정행위로 봤다.
또 이용자를 대상으로 애플이 제공하는 근거리무선통신(NFC)서비스 이용자 설문조사를 병행하고, 국내 카드사와 연합할 계획이다.
3일 금융권과 핀테크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국내 핀테크기업은 애플의 폐쇄적인 NFC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운용계획에 대한 2차 간담회를 갖고, 애플을 방통위에 제소하는데 합의했다.
국내 핀테크업계가 애플에 문제를 제기한 것은 NFC 기술을 애플페이 용도로만 사용하고, 관련 API를 공개하지 않아 국내 많은 NFC 결제사업자가 피해를 보고 있다는 이유다.
NFC를 활용한 서비스는 결제 외에도 인증, 지하철·버스 등 대중교통 서비스, 서울시 택시안심귀가 서비스, 경찰청 NFC 신고시스템, 신용카드사 앱카드 및 본인인증, NFC 간편결제 등이 있다. 하지만 이런 서비스를 애플이 막고 있어 아이폰에서는 제공하지 못한다.
이들 기업은 애플의 이 같은 행위가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정면 위배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시행령 개정안에는 `일정한 전기통신 서비스를 이용해 다른 전기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자에게 불합리하거나 차별적 조건 또는 제한을 부당하게 부과해 이용자의 자유로운 선택이나 이용을 제한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조항이 담겼다.
참여 업체 관계자는 “다음주 정식으로 방통위에 민원을 제기하고, 면담을 요청할 것”이라며 “이달 말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있어 이번 애플의 불공정 행위를 국가적 사안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참여업체는 법적 근거가 마련되는 만큼 방통위 등 정부부처에서 문제를 빠른 시일 안에 해결할 것으로 낙관했다. 방통위가 빠른 대안을 주지 못할 경우 곧바로 공정거래위원회 제소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업계는 애플이 제공하는 NFC 서비스에 대한 이용자 설문조사도 병행키로 했다.
아이폰 사용자가 국내에서 교통카드 지원을 받지 못하거나 서울시 서비스 등 다양한 NFC기반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현황에 대해 소비자에게 의견을 구하겠다는 것이다. 설문조사는 다음주 진행해 그 결과를 공개할 방침이다.
업계는 한국핀테크산업협회 명의로 문제를 제기하고, 추가 회원사 확보에도 나설 방침이다. 또 NFC규격 제정에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국내 카드사와 해외 금융사 협력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승건 핀테크산업협회장은 “협회는 1차 민원 접수 후 이용자 피해사실을 설문을 통해 추가로 접수하겠다”면서 “일본의 경우 일부 NFC API를 제공해 교통카드 기능을 넣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환승할인제 등 세계적인 대중교통 인프라를 보유한 한국에서도 애플이 서둘러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