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국정감사 복귀를 놓고 극심한 갈등을 빚었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국정 감사 복귀를 선언하면서 `파행 국감` 탈출구가 열리는 듯 했으나 당원들이 복귀 권유를 정면 거부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새누리당 지도부와의 상의 없이 발표한 것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왔다. 소강국면이던 국감 보이콧은 다시 격렬해졌다.
새누리당은 이날 이 대표가 정세균 사퇴촉구 결의대회에서 당 지도부와 사전 협의도 없이 국감 보이콧 철회 방침을 밝힌데 대해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했다.
민경욱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의총 결과 브리핑을 통해 “이정현 대표의 눈물겨운 충정은 이해하지만 새누리당은 이 대표의 요청을 따르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국감 보이콧을 계속하겠다고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정세균 의장은 오늘 외신기자 클럽에서 자신은 전혀 잘못이 없고 사과할 일도 없다고 밝혔다”면서 “또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감장으로 돌아가 달라`는 이 대표의 충정어린 요청을 `국민의 압력에 굴복한 것`이라고 조롱했다”며 국감장에 돌아갈 수는 없는 배경을 설명했다.
또한 새누리당 의원은 이 대표의 단식에 동참하기로 결정했다. 동조단식에는 정진석 원내대표를 필두로 새누리당 의원들이 돌아가면서 참가할 예정이다.
새누리당은 표면적으로 “이 대표를 두고 의원들만 국감장에 들어가게 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으나, 사실상 이 대표의 권유를 일축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새누리당 지도부에서조차 상의 없이 국감 복귀를 선언한 이 대표에 대해 불만을 내놓았다.
서청원 의원은 이 대표를 향해 “타이밍이 오늘은 아니다. 정치는 그렇게 하는 게 아니다”고 반박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당 대표의 뜻을 거부하면서 여당 내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전혀 그런 것 없다. 오히려 결의를 다지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일단 지켜보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주까지 여당 소속 상임위원장에 대해 사회권을 요구하지 않으면서, 새누리당 움직임에 주목하겠다는 계획이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