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증기관 캐나다표준협회(CSA)가 최첨단 전자·의료기기 시험소를 갖추고 한국기업의 해외진출을 돕는다. CSA는 미국 UL과 같은 북미 지역 글로벌 표준 개발 기관이다. CSA 인증 마크는 해당 지역에서 요구하는 안전성과 성능을 충족했다는 표시로 세계 10억개가 넘는 제품에 부착돼 있다.
CSA그룹 한국지사(대표 윤돈영)는 서울 송파구 가든파이브웍스에 `서울시험소` 를 개설했다고 27일 밝혔다.
새 시험소는 전자·의료기기 인증에 특화됐다. 기존 냉장고와 세탁기 등 가전 시험 외에 IT·AV 기기는 물론 의료장비 테스트까지 한 곳에서 가능해졌다. 의료장비는 전통적으로 CSA가 강점을 가진 분야다. 가정용 의료기기부터 엑스레이 기기, 고주파 수술장비, 심전도 감시장치, 내시경 장비 등 의료기기 대부분을 시험할 수 있다. 국제인증기구인 IAS로부터 의료기기 시험기관 인증도 받았다.
엑스레이(X-ray)가 구비된 온·습도 챔버는 국내 최대 규모다.
엑스레이 기기를 통째로 챔버 안에 넣고 시험이 가능하다. 장비 테스트를 위해 일일이 분해하지 않아도 된다. 챔버 외부를 납으로 둘러싸 테스트 도중 방사선이 노출되지 않는다.
주익중 CSA 한국지사 부장은 “이동이 가능한 의료기기 가운데 엑스레이 촬영장비가 가장 크다”면서 “원스톱으로 다양한 환경에서 테스트가 가능해 시간과 비용을 단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높은 전압이 필요한 엑스레이 장비에 맞게 변압기도 갖췄다. 최대 200㎾까지 가능하다. 국내에서 생산하는 의료용 엑스레이 장비는 모두 대응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기압을 의도적으로 조절하는 시험 장비는 직접 제작했다. 세계 최초다. 기압을 강제로 높인 상태에서 정상 작동하는지 여부를 점검한다. 의료기기부터 IT·AV 기기까지 가능하다. 해수면 아래에 있어 기압이 평균적으로 높은 일부 지역을 고려했다.
윤돈영 CSA 한국지사 대표는“의료기기는 환자 생명과 직결되기에 시험 측정하는 데 요구조건이 까다롭다”면서 “CSA 한국지사는 세계 수준의 시험소와 엔지니어를 갖춰 해외 진출 때 제품 신뢰성을 보장한다”고 말했다.
현재 CSA 한국지사가 시험 인증서비스를 제공하는 분야는 의료와 IT·AV, 공조, 산업기기 등 4개다. 미국과 캐나다는 물론 멕시코와 에콰도르,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시험 결과를 인정받을 수 있다. 내년에는 유럽 CE도 상호 인증이 가능할 전망이다.
프란시스 헝 CSA그룹 북동남아시아 담당 부사장은 “CSA는 세계 1800여명 직원이 15개국 40개 지사에서 근무하는 글로벌 인증기관”이라면서 “한국 기업이 북미를 비롯한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