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 첫 국정감사가 파행됐다. 미방위 의원들이 준비한 제4차 산업혁명과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휴대전화 다단계 판매, 정부 출연연구기관(출연연) 개혁 방안 등 현안 질의도 미뤄졌다.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릴 예정이던 미방위 첫 국감은 개의선언 없이 야당 의원들만 회의장을 여당의원을 기다렸다.
미방위는 야당 단독으로 일부 현안 질의를 진행한 다른 상임위와 달리 오후까지 개의 선언을 하지 못했다. 의사진행 권한을 지닌 신상진 미방위원장을 비롯한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은 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당 의원들은 야당 단독 국감 진행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박홍근 더민주 간사는 “국회법에 따라 상임위원장이 직무를 거부하거나 대행하지 않을 때 간사가 직무를 대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미방위 의원은 정보통신기술(ICT)·과학 현안 관련 질의 내용을 국감 2~3일 전부터 미리 언론에 공개했다. 김성태·송희경 의원(이상 새누리당)은 제 4차 산업시대에 대비해 소프트웨어, 컴퓨팅 등 산업육성과 제도 개선방안에 대한 질의를 준비했다. 김성수·박홍근(이상 더민주) 의원은 휴대전화 분리공시, 알뜰폰 활성화 방안 등을 다룰 예정이었다. 오세정 국민의당 의원은 과학기술 연구비 제도 개선 방안을 다루고자 준비했다.
미방위 파행에 공무원과 기업인은 피로감을 나타냈다. 최양희 미래부 장관을 비롯한 소속 공무원은 국감장에 출석해 회의 시작을 기다렸지만, 현안 관련 질의를 받지 못했다. 미방위 국감이 미뤄질 경우 휴식일, 자료정리일 등을 활용해 다시 회의를 열어야 한다.
여야 합의로 선정한 이동통신 3사 마케팅부문 임원 등 기업 증인도 일정 변화로 인해 업무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국감 출석을 앞두고 수차례 리허설을 반복할 정도로 세심하게 준비한다”며 “예정된 일정에 변화가 생겨 아쉽다”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