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주에서 발생한 5.8 강진의 여진이 잇따르는 가운데 지진에 대비해 지진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원자력 발전의 안전성 평가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지구물리·물리탐사학회는 22일 서울대 글로벌컨벤션플라자에서 공동으로 `긴급진단 한반도 지진, 우리는 안전한가?`라는 특별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날 기조강연을 맡은 이기화 서울대 교수는 “정부가 우왕좌왕해서 어쩔 줄 모르고 있는데, 일본은 총리실에서 지진 등 재난 업무를 하나로 관장한다”며 “우리는 기상청과 국민안전처로 나눠져 있어 중복되기도 하는데 지진을 컨트롤하는 상임 기관을 만들어 부처간 업무 조정을 할 수 있도록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자력발전 안전성 평가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최인길 한국원자력연구원 박사는 “원자력발전소는 설계 기준을 넘는 지진에 안전성을 확보해야 하고 주기적 평가를 받아야 한다”며 “신뢰성 있는 평가를 위해 기반기술과 데이터를 확보하고, 관측자료를 활용해 믿을 수 있는 평가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원전은 신고리 3호기외에는 모두 6.5의 지진에 버틸 수 있게 설계돼 있다.
강태섭 부경대 교수는 한반도의 주요 역사지진을 고찰하며 경주 지진이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일성록 등 기록을 보면 조선시대에만 1000회 이상의 지진 기록이 있고, 한반도 역사적으로 유감지진은 총 2000회가 넘는다”며 “이번 지진은 우리가 전혀 뜻밖에 일을 경험한 게 아니라 언제든지 이런 일을 반복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에도 있어왔던 일들 중에 하나가 발생한 일이란 뜻이다.
사실 경주 지진은 예고된 바다. 2011년 일본 대지진, 올해 4월 쿠마모토 강진의 영향이 미칠 것이란 예상이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 지진으로 한반도에서 향후 1~5년 이내 강도 5~5.5 지진 발생 가능성을 높였다.
지헌철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장은 “5.5이상 지진이 나지 않는다고 했는데, 이번 5.8이 된 것은 땅이 움직이면서 다른 단층에 부딪쳐 강도가 커진 것”이라며 “일본 지진으로 한반도 땅이 말랑말랑하게 늘어진 상태로 지진이 날 가능성이 높았다. 이번 지진으로 우리나라는 일본과 다르게 한 번의 큰 충격이 오고 그 다음은 작아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땅이 2㎞ 갈라졌다. 6.5 이상이 오려면 10㎞ 갈라져야 하는데, 우리나라 단층에서 그러기는 쉽지 않다”며 “한국형 지진은 큰 충격이 한 번 `팍`오고 그 다음 작은 여진이라 고층 아파트가 무너질 위험보다는 4~5층 이하 건물이 무너질 위험이 더 크다”고 말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