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오연주(한효주 분)가 강철(이종석 분)에게 ‘인생의 키’였고, 이것은 아버지인 오성무(김의성 분)에게도 해당됐다. 오성무는 만화 속 캐릭터로 죽음을 맞이했고, 강철은 현실 세계에서 오연주와 함께 사는 엔딩을 맞이했다.
지난 14일 마지막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W(더블유)’ 16회에서는 만화 ‘W’의 해피엔딩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강철ㆍ오연주ㆍ오성무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강철은 어떤 엔딩이 나더라도 자신과 오성무 둘 중에 하나는 연주 옆에 없을 거라는 사실을 깨닫고, 연주에게 엔딩을 부탁한다. 결국 결혼반지를 빼며 연주가 만화 캐릭터로서의 기능을 상실할 수 있도록 했지만, 연주는 이를 거부했다. 연주는 죄를 지은 강철과 오성무 모두 감옥에 가는 일이 있더라도 만화 속에서 다 함께 사는 것이 해피엔딩이라고 생각했다.
만화 속에서 악당으로 설정값을 부여받은 한철호(박원상 분)는 자신이 살고 있는 세상이 만화 속이며, 또 다른 세상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에 만화 주인공인 강철을 죽이기로 했고, 강철은 한철호의 총에 맞아 쓰러졌다. 그 순간 연주는 현실로 돌아왔다.
결국 강철은 만화 주인공으로서 자기 존재의 한계를 거부했고 완전한 인간으로서 해피엔딩을 꿈꿨으나 숙명을 버티지 못하고 목숨을 잃은 것이다. 그렇게 만화 'W'는 7년 만에 연재가 완결됐다.
하나의 사건, 그리고 만화의 마지막 이야기가 끝이 나면서 모든 것이 원래대로 돌아왔다. 만화 속에서 현실로 가져왔던 태블릿마저 없어지면서 연주는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됐다. 다만 연주의 아버지이자 'W'의 작가인 오성무만 돌아오지 않았다.
하지만 새드엔딩이 아니었다. 만화 속 오성무는 한철호를 죽이고 그의 악행이 담긴 USB를 남김으로서 강철과 연주의 해피엔딩을 만들어줬다. 강철이 한철호에게 총을 맞았지만, 그가 죽어서 완결이 난게 아니라 악당이 사라지는 순간 ‘W’가 ‘끝’이 난 것이었다. 오성무는 맥락없이 사라짐으로서 최후가 편집됐다. 강철도 마침내 자신의 주인공 역할이 끝났다는 것을 알게 됐고, 순리에 맞게 마무리 짓기 위해서 교도소에서 2년 동안 죗값을 치르고 현실로 빠져나왔다.
만화 'W'는 완결이 됐지만, 현실 속 강철과 오연주의 삶은 여전히 미지수다. 그들은 만화 속 삶처럼 짧고 위험한 인생보다는 비록 지루하고 평범하더라도 50년 이상 오랫동안 지속되는 지루한 엔딩이 되길 바라는 현실을 살아가며 드라마 'W'도 마무리 됐다.
앞서 송재정 작가는 tvN ‘인현왕후의 남자’ ‘나인’ 등에서 시공간이 이동한다는 설정의 판타지 장르로 매니아 층을 확보한 작가였다. 흡입력을 가진 작품을 해왔지만, 만화와 현실을 오고가며 ‘맥락 없이’ 흘러가는 ‘W’를 지상파 시청자들이 이해해줄 것인가라는 우려를 가지고 시작한 것도 사실이다.
때문에 ‘불친절한 드라마’라는 평을 듣기도 했다. 하지만 ‘W’는 드라마가 시작되기 전에 항상 1회부터 지난 회까지 이야기를 압축해서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이해를 도왔고, 마지막 회 방송 직전 송 작가는 탈고 소감과 함께 ‘W’의 대본을 모두 공개하면서 시청자들과 소통했다.
‘W’는 첫 회 8.6%(닐슨코리아 제공)로 시작해 5회 차에 13.5%, 그리고 마지막 회는 9.3%로 마무리 했다. 물론 화제성에 비해 시청률이 높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꾸준히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시청자들에게 익숙한 일반적인 로맨스가 아닌 판타지 장르에 서스펜스가 가미된, 지상파에서 보기 힘든 작품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만족할 만한 결과다.
한편 ‘W’의 후속으로는 배우 서인국, 남지현, 윤상현, 임세미 등이 출연하는 청춘 로맨스 ‘쇼핑왕 루이’가 오는 21일 오후 10시부터 첫 방송된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leejh@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