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11세대 패널 제조에서 중국 TCL그룹과 손잡으면서 삼성전자 TV 사업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그동안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주로 받아 쓴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비중이 줄어들고 중국 패널 비중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는 세계 1위 TV 메이커다. TV 생산과 판매 규모가 한해 5000만대에 이른다. 삼성전자는 이 TV에 들어가는 LCD 패널을 주로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조달했다. 수직계열화로 원가 구조를 낮추고, 세트와 부품 모두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 패널 비중이 약 4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패널은 대만과 중국에서 수급했다. 대만의 치메이와 AUO, 중국의 BOE가 삼성전자 TV용 패널을 공급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 공급망 구도가 앞으로는 완전히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차이나스타 11세대 공장에 지분을 투자하면서 삼성전자 대형 TV에서는 중국 패널 비중이 압도하는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11세대 라인은 60인치 이상 대형 패널 양산에 적합하다. 8세대 라인에서 60인치와 65인치는 각각 세 장을 생산할 수 있지만 11세대는 여덟 장씩 만들 수 있다.
패널당 생산면적 비율인 `면취율`이 갑절 이상 높다. 삼성이 자체 8세대 라인을 이용하지 않고 차이나스타 11세대에 투자하는 이유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TV에서 중국산 패널 비중은 수직 상승 가능성이 짙다. 반면에 기존 공급 업체는 공급량이 점차 줄어들 전망이다. 차이나스타 11세대 라인이 가동될 때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아있지만 이런 변화는 TV 대형화 추세와 맞물려 예상보다 일찍 현실화될 수 있다.
현재 세계 TV 시장 메인 제품은 55~59인치다. 하지만 60인치 이상 비중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는 2014년 5.7%에 그친 65~69인치 제품이 올해 처음으로 두 자릿수(11.2%)에 들어서고, 2020년에는 15.9%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TCL도 TV를 만든다. TCL 역시 11세대 라인에서 생산된 패널에 기반을 두고 60인치 이상 대형 TV를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과 TCL의 협력은 패널 시장 변화뿐만 아니라 TV 세트의 대형화를 가속화할 요인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 세계 TV시장 크기별 점유율 전망(매출기준, 단위:%)
자료:IHS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