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윤효진 기자] ‘태양의 후예’ 이후 하향세를 타던 KBS 드라마가 ‘구르미 그린 달빛’을 시작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2016년 상반기 KBS는 ‘태양의 후예’의 성공과 ‘동네변호사 조들호’ 외에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KBS2 월화드라마는 올해 상반기부터 부진한 성적을 이어왔다. 평균 3%대의 시청률률로 조기종영한 ‘무림 학교’가 불안한 스타트를 끊었고, ‘뷰티풀 마인드’ 또한 저조한 시청률로 인해 조기종영 됐다. 배우 박신양의 첫 KBS 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가 자존심을 지켜줬지만 연이은 흥행 실패를 끊을만한 작품은 없었다.
수목드라마 또한 마찬가지다. ‘장사의 신 객주’는 조선 후기 보부상들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려냈지만, 원작에서 벗어나며 복잡한 스토리 전개로 시청자에게 외면당했다.
바통을 이어받은 ‘태양의 후예’는 송중기와 송혜교 출연, 김은숙 작가의 극본 등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으며 줄곧 부진했던 KBS 드라마국에 웃음을 되찾아줬다. ‘태양의 후예’는 38.8%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2016년 방송된 월화, 수목 드라마 중 가장 좋은 성적을 이뤄냈다.
‘태양의 후예’ 이후 수목드라마는 급격하게 추락했다. ‘마스터-국수의 신’은 8.2%의 시청률로 동시간대 방송된 수목드라마 중 1위로 막을 내렸지만 ‘태양의 후예’의 30%의 시청률과 비교했을 때 초라하기만 하다. 주연 천정명이 드라마 종영과 함께 자신의 SNS에 아쉬움을 드러내는 글을 남기는가하면, 현재까지 출연자들의 출연료가 지급되지 않아 논란을 샀다.
김우빈, 수지를 내세운 KBS의 기대작 ‘함부로 애틋하게’ 또한 신파극으로 흘러가며 하락세를 타고 있다. 1회 시청률 12.5%로 시작한 ‘함부로 애틋하게’는 최종회까지 동시간대 꼴찌로 쓸쓸히 퇴장했다.
고난 끝 KBS에게도 희망이 생겼다. 지난 8월 22일 첫 방송된 월화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은 첫 방송 이후 매 방송마다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월화극 1위에 올랐다. 20% 시청률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박보검의 첫 사극이자 지상파 첫 주연 작품인 ‘구르미 그린 달빛’은 우려를 한방에 날려버렸다. 극 중 이영 역을 맡은 박보검은 엄격한 세자의 모습뿐만 아니라 능청스러움 까지 곁들이며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드러냈다. 또한 김유정은 남장 여자 홍라온 역을 맡으며 다수의 사극에서 보여주지 못한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내고 있다.
월화드라마가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면, 수목드라마 또한 하반기 ‘공항가는 길’로 반전을 노린다. ‘함부로 애틋하게’가 통속적인 신파극으로 치닫았다면 ‘공항가는 길’은 인생의 두 번째 사춘기를 겪는 두 남녀를 통해, 공감과 위로, 궁극의 사랑을 보여줄 감성멜로 드라마다.
또한 김하늘, 이상윤, 최여진, 신성록, 장희진 등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성인 연기자들이 대거 출연하며, 이들의 케미 또한 기대를 증폭시키고 있다. 특히 김하늘은 2012년 ‘신사의 품격’ 이후 4년 만에 출연하는 멜로드라마로 기대를 증폭시키고 있다.
드라마 관계자는 “2016년 ‘태양의 후예’로 자존심을 지켰던 KBS가 하반기 ‘구르미 그린 달빛’을 통해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함부로 애틋하게’의 예상치 못한 부진이 있었지만 김하늘 이상윤 주연의 ‘공항 가는 길’에 거는 기대가 크다. MBC ‘W’가 수목극 1위를 이어가고 있지만, 시청률면에 있어서는 크게 차이나지 않고 있어 ‘공항 가는 길’이 역전할 가능성도 크다. ‘구르미 그린 달빛’ 또한 SBS ‘보보경심 려’와 시작부터 2배 이상 차이나는 시청률을 이어가고 있어, 마지막까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윤효진 기자 yunhj@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