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제71회 베니스국제영화제가 지난 8월 31일부터 9월 10일까지 진행됐다. 한국의 작품은 ‘그물’과 ‘밀정’이 초청됐고 일부 감독과 배우들이 직접 베니스를 찾았다. 레드카펫을 밟았으며 해외 관객의 평도 들었다. 이번 영화제 초청을 통해 우리 영화계는 또 어떤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
베니스국제영화제는 칸 영화제, 베를린 영화제, 토론토 영화제와 함께 세계 4대 영화제로 불리는 축제로, 공식 경쟁(Venezia-Competition), 비경쟁(Out of Competition), 오리종띠(Orizzonti), 베니스 클래식(Venice Classics) 부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물’과 ‘밀정’은 비경쟁 부문에 초청됐는데, 비경쟁 부문은 그 해에 가장 중요하게 손꼽히는 작품들 중 최대 18편이 선정된다.
김기덕 감독의 ‘그물’은 현지 시간으로 8월 31일 오후 공식 스크리닝ㆍ레드카펫 행사를 진행했으며, 김기독 감독을 비롯해 주연 배우인 류승범과 이원근이 함께 참여했다. 김기덕 감독은 이번이 7번째 베니스국제영화제 참여다. 지난 2012년에는 ‘피에타’로 대상인 황금사자상(Golden Lion for Best Film)을 거머쥐었다. 세계 3대 영화제 대상 수상은 한국 영화 사상 처음 있는 쾌거였다.
그의 신작인 ‘그물’에 대해 베니스 영화제 집행위원장 알베르토 바르베라는 “김기덕 감독의 작품 세계에 새로운 장이 열렸다. 오직 거장 감독들만이 도달할 수 있는 지점”이라는 찬사를 보냈으며, 스크리닝에서는 전 세계 영화인들과 언론인들이 박수갈채를 보냈다.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던 김기덕 감독의 신작이 최초로 상영되는 자리인 만큼 관객들과 평단들의 관심이 높았다고 전해진다.
이어 영화 ‘밀정’은 국내 개봉 준비에 한창인 관계로 김지운 감독 혼자 출국에 나섰다. 현지시간 3일, 공식 상영 및 기자회견을 성황리에 마쳤고, 같은 날 자정에 공식 프리미어를 가졌다. ‘밀정’에 대해 스크린데일리(screendaily)는 “놀라운 연출이 돋보이는 시퀀스들을 비롯해 호화롭게 구현된 시대와 의상 디자인, 주연을 맡은 송강호, 그리고 김지운 감독의 명성은 관객들이 ‘밀정’을 즐길 수 있게 도와준다”고 전했다.
일단 ‘밀정’은 국내에서 공개가 된 작품이다. 작품성과 흥행성 모두 가지고 있는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그물’은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최초로 공개됐기 때문에 자세한 사항은 아직 알 수 없다. 정지욱 평론가는 “‘밀정’은 오락적인 면에서는 재미있다. 연기로도 송강호 등 배우에게 좋은 평가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작품성으로는 아쉬움이 있다. ‘그물’은 베니스영화제가 가장 사랑하는 한국 감독인 김기덕의 작품이다. 게다가 류승범은 연기를 잘 하는 배우이다”고 말했다.
국제영화제는 베니스뿐만 아니라 토론토에서도 이어진다. 8일부터 18일까지 진행하는 제41회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는 ‘아가씨’ ‘밀정’ ‘그물’ ‘아수라’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이 해외 관객들을 만난다. ‘밀정’과 ‘아수라’, ‘아가씨’는 스페셜 프레젠테이션에 초청됐고, ‘그물’과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은 마스터즈 부문에 초청됐다. 특히 ‘아가씨’는 칸-베니스, ‘밀정’은 베니스-토론토와 같이 한꺼번에 초청돼 눈길을 끈다.
베니스국제영화제에는 비경쟁 부문에 초청됐고, 토론토국제영화제도 다른 영화제와 달리 경쟁 부문이 없기 때문에 수상과는 관련이 없다. 다만 지난해 베니스국제영화제에 한국 작품이 단 한 편도 출품하지 못했으며, 토론토국제영화제에는 ‘베테랑’ ‘돌연변이’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3편의 작품만이 출품된 것과 비교하면 분명 현재의 상황은 고무적인 현상으로 볼 수 있다.
한편 이번 베니스국제영화제의 폐막작과 토론토국제영화제 개막작은 이병헌이 출연한 ‘매그니피센트7’으로, 한국 배우의 힘은 한국영화뿐만 아니라 할리우드 영화에서도 보여줄 예정이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leejh@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