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우리나라 정치는 `삼류`라며 궁극적인 변화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정치의 중심`에 서 있는 박근혜 대통령이 먼저 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검찰·사법 개혁 완수를 위해 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와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만들어진 `국회 미래일자리특별위원회`에 정부도 모든 역량을 쏟아주길 요구했다.
박 위원장은 6일 20대 정기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아무리 경제가 일류라고 해도 정치가 삼류, 즉, `0`이면 모든 것이 삼류, `0`이 돼버린다”며 “반대로 정치만 제자리를 찾아도 경제는 날개를 단다. 문제를 만들어 내는 정치가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정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변하면 정치가 바뀌고 정치가 바뀌면 국민이 행복해진다”며 “대통령께서 독선과 불통을 멈추고, 국민의 절규는 크게 들어 주셔야 한다”고 말했다. 민생경제·노사갈등·역사 문제·외교-남북문제 등 사회 여러 분야의 분열과 갈등을 일으킨 책임이 사실상 박 대통령에게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병우 해임이 `정치 정상화` `공정정치`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우병우 수석이 대통령 곁에 있는 한 검찰도, 국정운영도 무너진다”며 “새로 임명된 장관도 `우병우표 불량 검증 꼬리표`를 달고서 어떻게 소신 있게 일할 수가 있겠냐”며 우병우 뇌관 제거를 재차 요구했다. 이어 사드 배치 국회 비준동의안 제출, 전기요금 약관 개정, 대북 지원 재개를 통한 쌀값 안정 등도 함께 요청했다.
또 “공정, 복지, 평화를 준비하는 정기국회를 만들자”며 △검찰 개혁 완수 △공정인사를 위한 제도 정비 △4차 산업혁명 준비 △근로자와 소비자 눈물 닦아주기 △`지방분권시대` 준비 △`중복지-중부담, 한국형 복지모델` 논의 △정상회담으로 한반도 평화 주도 등 구체적인 방안도 제기했다.
그는 “정치검찰·비리검찰은 1%에 불과하지만 약자의 편에서 정의를 수호하는 99%의 검찰이 흔들리고 있다”며 “공직자비리수사처를 설치해 검찰 성역을 없애야 한다”며 20대 국회에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미래일자리특별위원회에도 역량을 쏟아 부어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성장절벽, 인구절벽, 재정절벽을 극복하려면 경제구조도 근본적으로 바꾸고 공정경제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며 “국민의당은 과학기술혁명, 교육혁명, 창업혁명을 주도해 미래를 준비하겠다”고 약속했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을 강도 높게 비판한 박 위원장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대해 “제3원내교섭단체의 당찬 힘을 넘어 거대한 민심을 듣는 자리”라고 호평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현안에 대한 인식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백화점식 나열`에 그친 점을 지적했다.
박 위원장의 이번 연설에서는 `국회`가 60번, `대통령`은 37번, `경제`는 23번 언급됐다. 반면에 추미애 더민주 대표의 연설에서는 `경제`가 67번을 가장 많이 등장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