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V20 공개]성공의 관건은 `세계최초`보다 `기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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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V20

LG전자가 7일 `스마트폰 가을대전` 향방을 가늠케 하는 프리미엄 제품 `V20`을 공개했다. 이달 말 국내 출시를 시작으로 미국과 홍콩 등 대화면 수요가 있는 타깃 국가에 승부를 건다. 배터리 스캔들의 갤럭시노트7, 특징이 안 보이는 아이폰7(가칭) 사이에서 기대만큼 성과를 낼지 관심이 집중된다. 모바일 사업에서 고전하는 LG전자가 반전의 계기를 만들려면 `화려한 개인기`보다 `기본기`에 충실해야 한다는 충고도 나온다.

◇V10 계승한 V20, `V시리즈` 이미지 안착

LG전자는 지난해 10월 V10 출시 때 `창조적인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콘셉트로 제시했다. V20은 이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되 음질, 광각 등 `풍부한 모바일 경험`을 추가했다. V시리즈 이미지가 시장에 안착하는 모습이다.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장(사장)은 “V20은 V10에서 호평 받은 오디오, 비디오 기능 완성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차이점도 보인다. V10이 `세컨드 스크린` 등 사용자경험(UX)을 앞세우고 명품 사운드(싱글 DAC)를 뒤에 제시한 반면에 V20은 쿼드 DAC, 뱅앤올룹슨(B&O) 플레이, 전·후면 광각카메라 등 감각 요소를 전면에 부각시켰다. DAC는 디지털-아날로그 변환기를 말한다. 쿼드 DAC는 싱글 DAC보다 잡음을 50% 줄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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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V20

V20은 오디오 브랜드 B&O 플레이가 참여해 음색 튜닝을 했다. CD 음질보다 16배 뛰어난 음질을 재생하는 쿼드 DAC와 B&O 플레이 튜닝이 만나 스마트폰 음질의 한계를 넘었다는 게 LG전자 설명이다. 여기에 CD 음질보다 6.5배 뛰어난 녹음 기능을 더했다.

전면에만 있던 광각 카메라를 후면에도 달았다. 세계 최초의 전·후면 광각 카메라다. 카메라에 적용한 소프트웨어(SW)도 진화했다. `흔들림 보정기능 2.0`을 채택, 동영상 촬영 시 떨림을 잡았다. 자이로 센서 기반 일반 손떨림 방지 기술에 피사체 위치를 잡아내는 `디지털 이미지 보정(DIS)` 기술이 더해졌다.

알루미늄을 사용한 후면 커버와 함께 레이싱 헬멧 소재인 `실리콘 폴리카보네이트`를 제품 상·하단에 적용, 내구성을 끌어올렸다. 색상은 V10이 럭스 화이트, 오션 블루, 모던 베이지, 오팔블루, 스페이스 블랙으로 다양하던 반면에 V20에서는 티탄·실버·핑크로 단순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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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V20

◇`기본기`가 성패 가른다

LG전자에서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 커뮤니케이션(MC) 사업부는 심각한 경영난에 부닥쳤다. G5 출시에도 상황은 개선되지 않았다. 지난해 2분기부터 5분기 연속 적자다. 적자 규모도 커지는 모양새다. 매출 그래프가 우하향하는 모습을 보이는 건 더 큰 문제다.

V20은 반전 계기를 만들어야 하는 부담을 떠안았다. 시장은 일부 우호 상황이다. 경쟁사 주력 제품이 배터리 스캔들로 당분간 정상 판매가 어렵다. 애플 아이폰7은 직접 경쟁 상대라고 하기엔 가격차가 난다. 더욱이 지금까지 나온 정보를 종합하면 아이폰7에 신선한 기능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외부 요소만 가지고 V20 흥행을 점치기는 어렵다. V20이 얼마나 `기본기`에 충실했느냐 하는 내부 요소가 더욱 성패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스마트폰은 배터리 효율 문제 등 기본기 논란에 휩싸이곤 했다. 이런 논란이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LG전자의 스마트폰 위상이 더욱 높았을 것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짙게 남는다. 비록 일부 문제제기일지라도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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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V20

이런 점에서 `세계 최초`와 `차별화`에 비중을 두는 모습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V20에 들어간 세계 최초 기술만 쿼드 DAC, 전·후면 광각 카메라 두 개다. B&O 플레이 튜닝, 고음질 녹음, 세컨드 스크린 등으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이런 시도는 LG전자 고유의 축적된 기술력에 집중하겠다는 것이어서 환영할 만한 일이다. 전자 회사로서 가진 기술 노하우가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차별화는 철저한 기본기가 바탕이 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일각에서는 V20 배터리 용량이 적은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탈착식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경쟁사 대화면폰에 비해 용량이 적다는 것이다.

LG전자는 V20이 기본기에 충실했다는 점을 보여 줘야 한다. 예를 들어 이번에도 풀HD(FHD) 대신 쿼드HD(QHD) 디스플레이를 고집했다면 배터리 관리 기술을 통해 전력 소모를 줄였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음향과 카메라에 집중했다”는 LG전자 말이 돋보이려면 배터리, 디스플레이 등 기본 기능부터 완벽하게 작동해야 한다는 비판이 설득력 있게 들린다.

김홍주 LG전자 MC상품기획그룹장(상무)은 “G4, V10 등 초기에 무한 부팅 등 논란이 있어 고객들께 죄송하다”면서 “철저한 사전 검증을 통해 이런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LG전자 MC사업부 분기 실적 추이(원)

자료:LG전자 IR

[LG V20 공개]성공의 관건은 `세계최초`보다 `기본기`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