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4주년 특집3-流] (22)인공지능 창작물 제도화... 세계 각국은 눈치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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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창작물에 저작권 부여 논의가 세계 지식재산 시장의 새로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아직까지 일본 외에 구체적 실행 계획 또는 움직임을 보인 국가는 없지만 AI 창작물이 미칠 산업계 파장에는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가장 먼저 AI 저작물 법제 정비를 공식화한 나라는 일본이다.

아베 신조 총리가 본부장을 맡고 있는 일본 지식재산전략본부는 AI 창작물 권리 보호에 관한 새로운 등록제도를 구축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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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AI 창작물 지적재산 추진 계획.

일본이 미국이나 유럽에 앞서 AI 저작권을 제도적으로 정비하려는 배경에는 AI에 대한 내외부 투자 확대와 AI 기반 IT비즈니스 활성화 의도가 깔려 있다. 중장기 목표는 4차산업 혁명 시대를 주도할 AI 중심의 국가 지식재산 경쟁력 강화다.

지능형 로봇 등 일본 AI산업의 국제 경쟁력과 자신감도 주요 요인으로 풀이된다.

일본 지식재산전략본부는 AI 저작물을 기존 상표권처럼 보호하는 내용, AI 창작물 무단 이용 금지, AI 기반 콘텐츠 제작 지원, AI 창작 활동에 기존 저작권 작품 활용 허용 등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은 AI가 미칠 사회 및 산업 변화를 다양한 방면에서 연구 검토하고 있다. 반면 정부 차원의 AI 저작권 제도화 문제는 서두를 일이 아니라는 태도다.

구글 등 미국 기업이 AI산업을 주도하는 만큼 AI 발전 추세에 발맞춰 업계 요구를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접근해도 늦지 않는다는 계산이다.

하원규 ETRI 책임연구원은 “일본은 외부에 알려진 정보보다 훨씬 더 세심하게 AI 저작물뿐만 아니라 AI와 연계된 다양한 분야의 변화와 부각될 문제점을 다각도로 분석, 접근하고 있다”면서 “2020년 도쿄 올림픽을 기점으로 AI를 포함해 글로벌 지식재산 강국을 만들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과 독일 등 유럽은 아직까지는 지켜보는 분위기다. 개별 국가가 AI 창작물을 저작권으로 보호하거나 제도화한다고 해서 이것이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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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제9차 IP5 청장회의.

지난 6월 도쿄에서 열린 `세계 5대 특허청(IP5) 청장회의`에서 일본은 AI 저작권 국제 공조 약속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미국, EU, 한국, 중국 등 IP 선진국의 AI 저작권 대응 방식은 각 국가별 이해관계에 따라 상당히 다른 태도로 나타나고 있다.

정진근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AI 창작물 저작권 부여 등 관련 논의는 세금, 민형사상 권리와 처벌 등 또 다른 여러 분야와 연결될 수밖에 없다. 특히 개별 국가의 제도화를 넘어 유엔 지식재산기구 등 국제적 인정과 통용의 문제까지 풀어야 할 복잡한 사안”이라면서 “국가마다 AI 창작물 확산과 저작권 인정 전후의 득실을 따져가며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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