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VR) 영상을 시청하다보면 시선 이동에 따라 새로운 정보가 뜬다. 하지만 시선을 자유자재로 이동하면서도 고정된 위치에 정보를 노출하기는 어렵다. 정보를 띄우는 보조 영상과 주 영상을 서버에서 하나로 합성해 보내기 때문이다. 시선을 돌리면 기존에 뜨던 보조 정보가 다 사라진다. 예를 들어 야구를 VR로 시청하면 포수 쪽을 보다 1루수 쪽을 보면 포수 쪽에서 뜬 정보는 없어지는 셈이다. 계속 같은 정보나 광고를 내보내야 할 때 불편하다.
동영상 솔루션 스타트업 요쿠스는 여러 영상을 서버에서 합성하지 않고 각각 영상을 보낸 뒤 이용자 기기에서 합성하는 즉석 영상 처리 솔루션을 개발했다. 영상을 분할한 채로 보내고 직접 기기가 그려내 보조 영상이 시선에 상관없이 고정된 위치에 있도록 명령한다. 이용자가 어느 위치로 시선을 돌려도 정보를 고정한다. 서버가 동영상을 합성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단축한다.
최창훈 요쿠스 대표는 “VR로 가면 전체 광고가 없어지고 작은 콘텐츠 광고가 나올 것”이라면서 “시선과 상관없이 노출돼야 해 이 기술을 적용한 VR동영상 재생기를 제작 중”이라고 설명했다.
고배율 동영상 압축 기술이 즉석 영상 처리를 뒷받침한다. 여러 영상을 동시 전송하는 데 오는 부담을 없앴다. 요쿠스가 개발한 동영상 압축 기술을 이용하면 일반적으로 6~11배까지 압축 가능하다. 일부 영상 파일은 최대 20배까지 압축하는 데 성공했다. 대부분 동영상 인코더가 최대 1.5배에서 2배 정도 압축한다.
최 대표는 “동영상이나 압축 파일 용량이 크다보니 시장에서 영상 압축 비율을 중요하게 본다”며 “보통 영상 두세 개를 같이 전송하면 부담되지만 고압축으로 기존 영상 전송보다 부담이 적어졌다”고 전했다.
처음부터 VR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 요쿠스 인력 대부분은 티맥스소프트와 KT클라우드웨어 출신 연구원이다. 아이폰, 안드로이드폰 등 모든 모바일 기기에서 재생되는 동영상 재생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모였다. 즉시 영상 처리 기술, 동영상 고압축 기술도 2D·3D 동영상에 그대로 적용된다. 최 대표는 “원래 범용 동영상 재생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창업했지만 스타트업 육성 과정에서 VR 접목 의견이 많아 반영했다”고 말했다.
통신사와 IPTV 광고를 겨냥한 동영상 재생 솔루션 공급을 논의 중이다. VR 동영상 재생기 개발 완료 뒤 모바일 기기 제조사, 오큘러스 등 VR 전용 기기 제조사 등에 판매를 추진한다. VR영상 콘텐츠 플랫폼도 개발 중이다. 최 대표는 “VR영상은 많이 제작되는 데 영상을 보여줄 만한 공간이 없다. 유튜브 등 선진 서비스에서도 영상 왜곡이 심하다”며 “VR계의 유튜브, 곰플레이어가 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