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4주년 특집1-新](28) IT-BT-NT가 융합된 차세대 융합산업 `바이오칩`

전자공학 관점에 출발한 바이오칩이 정밀의료와 생명공학 응용분야 미래 먹거리로 부상했다. 질병 조기 진단과 맞춤형 의료 등 바이오칩을 활용한 다양한 연구 성과가 속속 발표된다. IT 반도체 기술과 바이오 기술(BT), 나노 테크놀로지(NT)가 접목된 차세대 융합산업 대표 주자다.

바이오칩은 작은 기판에 DNA, 단백질 등 생체 분자를 집적해 만드는 초소형 칩이다. 고정된 생체 분자의 생물학적 특성을 바탕으로 특정 질환이나 단백질 분포, 유전자 결함, 생물학적 반응 등을 분석한다. 기존 연구환경에서는 관찰이 어려운 과학기술 연구와 신약 개발, 임상 진단 등에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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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칩에 대한 개념 자체는 1980년대 이미 나오기 시작했지만 최근 상용화 초기 단계에 들어섰다. 특히 의료용 임상진단 분야에서 빠르게 분위기가 무르익는 추세다. 기판 위에 고정시키는 생체분자 종류에 따라 DNA칩과 단백질칩, 세포칩, 신경칩 등으로 구분된다.

바이오칩은 유전체와 단벡질체 분석 등 기초연구부터 신약개발, 진단, 의료기기 개발 등에 다양하게 활용된다. 질병 진단과 치료가 동시에 이뤄지는 테라그노시스(therapy와 diagnosis 합성어) 분야에서도 주목받는다. 복잡하고 큰 의료기기를 소형화하거나 병원에 가지 않고도 원격 진료, 자가 진단으로 질환 여부를 판별하는 헬스케어 시스템 핵심 기반 요소로 꼽힌다.

DNA칩 시장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백질칩과 랩온어칩 등이 그 뒤를 잇는다. 보건의료 분야뿐만 아니라 환경, 식품, 생물공정, 정밀화학 등 다양 분야에서 응용 기술로 활용된다.

한국기계연구원 대구융합기술연구센터에서 개발한 바이오칩은 나노 크기 자성물질이 암 전이를 일으키는 세포를 잡아낸다. 세포에 주입하는 나노 자성입자와 한쪽 끝에 자성물질을 설치한 바이오칩으로 전이성 암세포를 판별하는데 도움을 준다. `순환종양세포 진단용 바이오칩`이다. 소형 칩 위에서 다양한 연구와 실험이 이뤄지는 랩온어칩도 바이오칩 한 종류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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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칩을 활용해 비전이성 유방암 세포는 평균 95%, 전이성 유방암 세포는 80% 효율로 진단 가능하다. 암 전이나 재발 대상을 판별해 항암치료 대상을 획기적으로 줄일 전망이다.

포스텍 기술지주회사 1호 자회사인 엔에스비포스텍은 2008년 설립된 바이오칩 전문업체다. 바이오칩을 이용해 소량 혈액으로 암과 퇴행성 뇌질환, 대사질환 등을 조기진단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초정밀 진단 기술과 미국 바이오칩 전문기업 마이크로어레이를 흡수합병해 바이오칩 원천 기술 등을 확보했다. 유망성을 인정받아 제약업체인 한독으로부터 100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올스바이오메드는 피 한방울로 대장용종과 대장암을 진단하는 기술을 대구대학교로부터 이전 받아 진단용 바이오칩을 개발 중이다. 번거로운 대장 내시경 검사 없이 혈액 검사만으로 대장암 발병과 대장용종 유무를 동시에 확인하는 기술이다.

시스템반도체 개발 전문기업 알파홀딩스(구 알파칩스)는 반도체 개발 기술을 바탕으로 바이오칩 사업에 뛰어든다. 최근 최대주주인 프리미어바이오가 신규 사업으로 바이오칩에 진출하면서 관련 기술을 활용해 시너지를 낼 전망이다. 현직 피부과 의사와 성형외과 의사를 주축으로 설립된 프리미어바이오는 차세대 필러와 천연물 원료의약품, 신약 개발 등에도 나선다. 바이오칩 활용도가 높은 분야다.

바이오칩 기술은 정부가 2013년 발표한 제3차 과학기술기본계획에 5대 분야 120개 전략 기술 중 30대 중점기술로 선정해 육성 중이다. 세계 바이오칩 시장 규모는 연평균 10% 성장률을 보이며 2017년 46억달러 규모를 형성할 전망이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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