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덕이 만난 생각의 리더]<70>IT사업가에서 정계에 뛰어든 유창수 새누리당 청년최고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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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수 새누리당 청년최고위원은 “새누리당이 청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지 못하면 집권 여당으로서의 존재 이유가 없다”면서 “청년들의 대변자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사진=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2층 카페. 지난달 17일 오전 11시 정보기술(IT) 사업가에서 새누리당 청년최고위원으로 뽑힌 유창수 유환아이텍 대표를 만났다. 그는 새누리당 8·9 전당대회에서 청년최고위원에 선출됐지만 원외(院外)다. 국회 안에 사무실이 없어 국회의원회관 2층 카페에서 인터뷰를 했다. 이날 오전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를 끝낸 그는 각종 서류와 노트북을 넣은 서류가방 두 개를 들고 나타났다. 청년최고위원으로서 청년 문제 해결에 대한 그의 열정과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그는 “정당의 존재 이유는 청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것”이라면서 “청년들의 대변자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가 직접 사 온 냉커피를 마시며 한 시간여 동안 청년 취업난 해법과 앞으로의 포부 등을 들었다.

-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는 일주일에 몇 번 열리나.

▲월·수·목요일 세 번 열린다. 수요일은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다. 오전에 회의를 끝냈다.

-국회에는 사무실이 없나.

▲최고위원이지만 원외이기 때문에 사무실이 없다. 국회 출입증도 없다. 회의하는 날 시간에 맞춰 회사에서 국회로 온다.

세상이 많이 변했다는 생각을 했다. 권위주의 시절 같았으면 여당 최고위원이 일반인과 같이 의원회관 1층에서 신분증을 맡기고 출입증을 받아 의원회관에 들어가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어릴 적 희망은.

▲고등학생 때부터 미국에서 공부했다. 말이 통하지 않은 데다 인종 차별도 심해 힘든 시절을 보냈다. 그때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고 배려하며 베푸는 사람이 되자고 결심했다. 사업이나 정치, 봉사 활동도 그런 일을 하는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를 따뜻한 공동체로 만드는 게 내 꿈이다. 그 꿈을 향해 노력하고 있다.

- IT 사업을 하다가 왜 정치에 뛰어들었는가.

▲고교 시절 영어를 배우기 위해 뉴스위크지나 타임지를 열심히 읽었다. 그러다보니 고교 때부터 정치에 관심을 두게 됐고, 대학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했다. 귀국해 대기업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2006년 IT 기업인 유환아이텍을 창업했다. 나도 취업과 창업의 어려움을 경험해 청년들의 고민을 누구 못지않게 잘 안다. 유환아이텍의 사명(Corporate Mission)은 `사람을 이롭게 하는 기업`이다. 청년은 꿈에 대한 열정과 패기로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가득 차야 하는 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18대 새누리당 청년본부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 단장을 하면서 청년들에게 실질 도움을 주려면 정당을 통해야 가능하다는 것을 절감했다. 열심히 스펙을 쌓아도 희망의 끝이 보이지 않는 2000만 청년들을 위한 정책 마련을 위해 정치에 입문했다.

유 최고위원은 한국에서 초·중학교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고교를 다녔다. 미국 옥시덴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귀국, 병역 의무를 마쳤다. 연세대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받았다. 2002년 LG전자에 입사, 기술전략부 수출 팀에서 3년 동안 중동과 아프리카 담당으로 일했다. 그 후 썬마이크로팀으로 옮겨 1년 동안 일하다가 2006년 전자칠판 프로젝트 기업인 유환아이텍을 창업했다. 18대 대선에서 새누리당 선대위원장 비서실장, 중소기업 CEO 등으로 활동했다. 2015년 납세자의날에 국세청장 표창을 받았다. 저서로 `포스트386세대가 세상을 바꾼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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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취업의 어려움은 어떻게 경험했나.

▲20대 시절 취업시험에서 다 떨어졌다. 유학하고 귀국해 MBA 학위까지 받았는데 `내 처지가 이게 뭔가` 싶어 많이 울었다. 당시 심정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LG전자도 처음엔 면접에서 떨어졌다. 당시 인사팀장에게 전화해 “왜 떨어졌는지 이유를 알고 싶다”고 물었다. 그랬더니 인사팀장이 `패기가 좋다`고 생각했는지 재면접 기회를 줬다. 그래서 LG전자에 입사했다. 당시 사장이 김쌍수 전 부회장이었다. 기술전략부 청소기 수출 팀에서 3년 동안 중동과 아프리카 담당으로서 청소기를 팔러 다녔다. 첫 사회생활을 수출 역군으로 시작했다.

- 청년최고위원 당선사례에서 `청년들을 위한 새누리당을 만들겠다`고 했다.

▲나는 새누리당 지도부 내에서 유일한 원외다. 직접 법을 제정하거나 개정하는데 한계가 있다. 하지만 당 지도부에 있으니 청년 대변자로서 청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새누리당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최고위원에 출마하면서 공약한 청년미래플랜 3-UP(청년창업, 청년육아, 청년 정치 참여 활성화)을 실현시키기 위해 당 지도부와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 등과 긴밀히 협력하겠다. 30대의 가장 큰 관심이 취업과 창업, 결혼, 출산, 육아 등이다. 이건 생계형 문제다. 새누리당이 `생계형 문제에 대한 대안을 제시해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지 못한다면 집권 정당으로서 존재 이유가 없다`고 본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최근 세계 청년 실업 문제 해소를 위해 유엔 사상 처음으로 `청년취업 특사`직을 신설했다. 청년 일자리 문제는 세계 현상이어서 그만큼 어려운 일이다.

-청년 일자리와 관련해 국회가 할 일은.

▲지난 8월 초 통계청이 발표한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실업률은 전년 동월 대비 0.2%포인트 하락한 9.2%를 나타냈다. 올해 들어 처음 전년 동월 대비 청년고용률이 회복세를 보이는 단계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청년 취업 문제 해결을 위해선 국회가 제 역할을 해야 한다. 19대 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한 서비스발전기본법, 규제개혁기본법, 규제프리존법, 노동개혁 등 청년취업난 해결을 위한 4개 법안은 국회가 이번에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

-일자리 창출 해법은.

▲한국은 일자리 창출을 정부가 주도한다. 하지만 일자리 창출은 기업이 할 일이다. 기업을 운영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투자가 활성화한다. 싱가포르는 도시국가지만 세계 기업인들이 몰려든다. 국내 대기업과 중견기업도 해외로 제조시설을 이전한다. 기업을 운영하기 어려운 환경이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가 역대 정부 가운데 청년 일자리 창출에 대한 관심이 가장 크다.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를 만든 것도 처음이다. 기업을 경영하기 좋은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줘야 한다. 청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지 못한다면 한국의 미래는 어둡다. 청년은 한국의 현주소이자 미래다.

-각종 규제의 완화에 대한 입장은.

▲3-UP 공약 가운데 `스타트업`은 박근혜 정부의 역점 과제 가운데 하나인 규제 혁파와 맥이 같다.

글로벌 시장엔 없는 `한국식 갈라파고스` 규제 철폐로 청년 창업을 지원해야 한다. 허용 대상만을 규정하는 `포지티브` 방식에서 불허 항목만 나열하고 나머지는 허용하는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해야 한다. 금융업은 경제의 꽃인데 우리는 규제가 너무 많다. 한마디로 전근대 형태다. 그렇다고 모든 규제를 무조건 철폐하라는 건 아니다. 대기업 등이 청년 창업자의 참신한 사업 아이디어를 창업 지원이나 협업 등을 빌미로 빼앗는 사례가 많다. 이런 건 막아야 한다. 9월부터 청년들을 직접 만나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계획이다. 청년 창업가들과 관련 부처 간 공청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한 후 아이디어 약탈 금지법을 제정하고자 한다. 스타트업의 기술 영업비밀 보호 자문부터 기술 탈취에 관한 민간 자문 기구 설치, 영세 개발자들의 기술 표절을 막는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도입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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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한국은 신성장 동력을 어디서 찾아야 하나.

▲한국 제조업과 수출 경쟁력은 미국, 중국, 일본, 독일과 경쟁하는 세계 일류 수준이다. 이를 바탕으로 의료, 복지, 관광, 교육, 레저·스포츠, 미디어 콘텐츠 등과 로봇, 사물인터넷(IoT),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인공지능(AI), 바이오, 나노기술, 항공·우주, 환경·에너지 등에서 민·관이 협력해 신성장 동력을 찾아야 한다.

-기성 정치인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 이유가 뭐라고 보는가.

▲선명한 정치 신념과 정책은 없고 인기영합주의에 빠졌기 때문이다. 말은 많고 실천은 안했다. 눈앞의 인기를 위해 미래 세대에게 부담을 주는 정책을 마련해서는 안 된다.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에 대한 입장은.

▲17대 국회에서부터 지금까지 특권을 내려놓겠다는 얘기는 많이 했다. 하지만 모두 `쇼`로 끝났다. 20대 국회 정치발전 특위에서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소위(小委)까지 구성한 만큼 이번에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방안이 나오길 기대한다.

-정치인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무엇인가.

▲진정성이다. 정치도 사람의 마음을 얻고 설득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유환아이텍의 나눔 활동은.

▲회사 순이익의 10%로 어려운 아동들을 위한 유치원이나 학교 같은 건물을 짓는데 기부하고, 100여명의 아이들을 후원한다. 작은 나눔이지만 세상을 바꿀 인재를 키워 내는 것이 가장 큰 투자라고 생각한다. 기부 문화가 일상화된 미국을 보면서 강대국의 저력을 느꼈다.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힘든 순간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그 순간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청년은 꿈을 꾸기 때문에 청년이다. 내가 힘들 때 정주영 현대그룹 전 회장의 자서전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가 큰 힘이 됐다.

-좌우명과 취미는.

▲좌우명은 `절대 포기하지 말라`다. 영국 총리를 지낸 윈스턴 처질이 옥스퍼드대 졸업식에서 “포기하지 마라. 절대, 절대로 포기하지 마라”는 세 마디 축사를 하고 내려왔다. 나도 이 말을 청년들에게 해 주고 싶다. 취미는 수영과 사이클 타기다. 아침에 일어나면 묵상을 한다.


이현덕 대기자 hd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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