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View┃가요] 역주행 바람, 수년의 시간을 뛰어 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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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온뉴스 윤효진 기자] 좋은 음악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빛난다.

최근 음원 시장에는 심상치 않은 역주행 바람이 불고 있다. 바로 플레디스 소속 한동근이 2014년 발매한 ‘이 소설의 끝을 다시 써보려 해’가 전 음원차트 1위를 석권했다. 발매 당시 이 곡은 실시간 차트 100위권에도 들지 못할 정도로 알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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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2년 뒤 이 곡은 빛을 발하게 됐다. MBC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에 출연한 한동근은 프로그램에서 우승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가수 활동을 하지 못했다. Mnet ‘슈퍼스타K’의 기세가 상당했고, 야심차게 기획한 ‘위대한 탄생’은 일찍이 폐지 수순을 밞으며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데뷔한 이들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레 떨어졌다.

2013년 플레디스와 전속 계약을 맺은 한동근은 다시 처음부터 시작했다. 음반 작업과 더불어 뮤지컬 활동을 통해 자신의 실력을 탄탄히 쌓아 올렸다. MBC ‘복면가왕’에서 ‘4월13일 투표하세요’로 출연하며 역주행에 시동을 건 한동근은 MBC ‘듀엣가요제’를 통해 포텐을 터트렸다.

정인의 대타로 출연하게 된 ‘듀엣가요제’를 통해 한동근의 가창력을 접한 시청자들은 그의 이름으로 발매된 곡들을 다시 찾아 듣게 됐다. 그의 데뷔곡 ‘이 소설의 끝을 다시 써보려 해’는 SNS을 통해 좋은 음악이라는 입소문과 함께 차트 상위권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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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2014년 걸그룹 이엑스아이디(EXID)는 팬이 촬영한 ‘하니 직캠’이 온라인상에서 이슈가 되며 타이틀 곡 ‘위아래’가 상승세를 탄 바 있다. 발매 당시 ‘위아래’ 음원 성적은 초라했으나, ‘하니 직캠’과 함께 음원차트 1위를 석권하며 이엑스아이디에게 또 다른 기회가 찾아왔다.

이미 ‘위아래’ 활동이 끝났음에도 이엑스아이디는 다시 음악 순위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강제 소환됐으며 이후 발매한 음원 모두 좋은 성적을 이끌었다. 팬이 우연히 촬영해 화제가 된 직캠 한 편은 이엑스아이디에게 동아줄이 됐고, 이들은 현재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시장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하며 입지를 넓혀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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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과 팬들의 직캠으로 역주행을 시작한 이가 있다면, 동료 가수들로 인해 역주행을 시작한 가수도 있다. 바로 밴드 메이트 출신 보컬리스트 정준일이 그 주인공이다. 정준일은 밴드 활동에 이어 솔로 활동을 시작하며, 인디 신에서 대중성을 인정받았다. 그의 솔로 1집 타이틀곡 ‘안아줘’는 2011년 발매됐음에도 현재 3개월쨰 음원차트 20~30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이미 리스너 사이에서는 정준일을 대표하는 곡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지난 6월 방송된 MBC ‘우리 결혼했어요4’에서 조이와 이별을 앞둔 육성재가 ‘안아줘’를 부르며 아이돌 팬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방탄소년단 뷔와 제이홉이 ‘안아줘’를 재편곡하는가 하면, 트와이스 지효와 빅스 홍빈 등이 SNS를 통해 팬들에게 소개하기도 했다. 엑소 찬열 또한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안아줘’를 부르며 역주행에 힘을 더했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이엑스아이디의 ‘위아래’부터 역주행 신화의 시작을 알렸지만, 최근에는 최소 2년, 5년 전 곡들이 재조명되며 음원 차트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역주행의 원인도 가지각색이다. 한동근의 경우는 가수 본인의 실력이 재조명 되며 역주행에 성공했으며, 이엑스아이디의 경우 팬에 의해 실력이 재조명 됐다. 또한 정준일의 ‘안아줘’는 후배 가수들이 직접 곡 홍보에 나서며 자연스럽게 곡 홍보에 힘을 주고 있다. 하지만 이 모든 역주행에는 곡이 좋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아무리 이슈가 되더라도 음악이 좋지 않으면, 역주행을 시작하기 어렵다. 좋은 음악이 지닌 힘은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다는 것을 역주행을 통해 다시 한 번 증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윤효진 기자 yunhj@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