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난립한 전기차 생산업체를 구조조정하는 방안을 마련한다.
블룸버그는 29일(현지시각) 중국에서 전기차업체가 우후죽순으로 생겨 200개가 넘는 가운데 정부가 기술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해 10개 정도만 남기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이 운영하는 `경제신문`은 현재 전기차를 개발하는 회사 가운데 90%가 2년 안에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사라질 것이라고 업계 전문가 발언을 인용 보도했다.
둥양 자동차제작자협회 부회장은 “중국 공업신식화부는 전기차 스타트업을 최대 10개로 제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며 “경쟁력이 없는 업체를 솎아내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는 전기차를 개발하는 상하이자동차(SAIC)나 BYD 같은 전통적인 자동차 제작사는 포함하지 않은 수치다.
정부는 엄격한 품질 관리를 추진하고 있다. 공업신식화부는 이달 발표한 정책 초안에서 전기차 판매 업체가 갖춰야 할 17개 기술을 제시했다. 현재까지 전기차 제작 승인을 받은 벤처는 2개뿐이다. 다른 3개 업체는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스모그와 싸우고 있는 중국은 전기차 산업 육성에 막대한 보조금을 퍼부었으며 이 때문에 이 분야에 적어도 20억달러 자금이 들어오는 `골드러시`가 나타났다. 투자자 가운데는 마윈 알리바바 회장을 비롯해 궈타이밍, 리카싱, 자웨팅 등 억만장자도 있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기술이 없는 업체가 너무 많이 생겨났다는 우려가 크다.
인청량 상하이교통대 교수는 “이 분야로 진입하는 기업이 너무 많은데 이들 중 일부는 단순한 투기꾼”이라며 “정부가 문턱을 높여야 한다. 기술 수준이 낮은 프로젝트에 불합리하게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로 부상한 중국 전기차 시장은 과잉공급과 과다한 재고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다. 중국자동차제작사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토종업체는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연료전지 차량을 포함한 이른바 신에너지차량(NEV)을 33만1092대 판매했다. 2025년까지 판매량을 지금보다 10배에 가까운 연간 300만대로 늘리는 것이 정부 목표다.
중국 정부는 2020년 이후에는 전기차업체가 수익성을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보조금을 단계적으로 폐지할 계획도 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