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윤효진 기자] 박보검으로 시작해 박보검으로 끝났다.
지난 22일 오후 첫 방송된 KBS2 ‘구르미 그린 달빛’은 왕세자 이영(박보검 분)과 홍라온(김유정 분)의 운명 같은 첫 만남으로 포문을 열었다. 특히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 이후 오랜만에 드라마에 출연한 박보검의 첫 사극연기에 많은 이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이날 박보검은 곤룡포를 입고 등장하며, ‘츤데레’ 왕세자답게 능청스럽고 장난스런 표정을 펼치며 흡입력 넘치는 연기를 선보였다. 또한 누이동생 명은공주(정혜성 분)가 연서를 주고받는 남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누구보다 동생을 걱정하는 오빠의 따뜻한 모습을 보여줬다.
모두가 박보검의 연기에 주목하고 있었다. ‘응팔’ 이후 7개월 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온 박보검은 그 사이 스타덤에 올랐고, 앞서 혜리, 류준열이 ‘응답의 저주’를 이어갔기에 박보검의 행보에 대한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지상파 주연과 사극에 모두 처음으로 도전한 박보검의 연기 변신은 성공적이었다. 능청과 진지를 오가며 극 중 이영에게 완벽 몰입한 모습이었다. 또한 김유정과의 연기 호흡 또한 기대 이상이었다.
그동안 다수의 사극 작품에 출연한 김유정이었지만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는 남장 여자 홍라온 역을 맡으며 새로운 연기도전에 나섰다. 상투를 틀어 올리고 사내로 분장한 김유정의 모습은 귀여움 그 자체였지만, 아버지를 위해 남자로 살아가는 그의 모습은 애틋함을 자아냈다.
‘구르미 그린 달빛’은 첫 회부터 이영가 홍라온의 운명적인 만남과 재회를 그려내며 빠른 전개를 펼쳤다. 명은공주와 연서를 주고받는 남자를 직접 만나기 위해 거짓 만남을 주선한 이영과, 그동안 대필로 연서를 써준 홍라온이 그 장소에 나가게 됐다. 첫 만남부터 원수가 된 두 사람은 궁에서 왕세자와 내시로 다시 만나게 되며, 앞으로 이들이 펼쳐나갈 궁중 로맨스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배우들은 안정적인 연기를 펼쳤으나, 연출과 극본 각색에 있어서는 다소 아쉬움을 남긴다. 첫 회부터 차태현과 조여정이 특별 출연으로 등장하며 다소 산만함이 느껴졌다. 또한 두 사람의 사랑을 그려내며 박진영의 ‘그녀는 예뻤다’가 BGM으로 등장해 당황스럽게 했다. 첫 회부터 많은 것을 담으려 하는 제작진의 욕심은 극의 몰입을 깨트렸다.
‘구르미 그린 달빛’을 ‘청춘사극물’이라 칭하지만 이는 현대극과는 분명 다른 장르다. 다소 어렵고 무겁게 느껴지는 사극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로 첫 회를 시작하며 새로운 사극장르의 시작을 알렸지만, 자칫 ‘청춘사극’이라는 장르에 도취되면 이도저도 아닌 사극물이 될 수 있다.
한편 ‘구르미 그린 달빛’은 1회는 8.3%(닐슨코리아, 전국일일시청률, 이하동일)로 동시간대 방송된 드라마 중 최하위로 시작했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윤효진 기자 yunhj@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