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 클로즈업] 창업자 정신

Photo Image

기업이 지속성장하는 것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이 책은 승승장구하던 위대한 기업이 길을 잃거나 혹은 극적으로 회생하는 과정을 추적, 장기간 수익을 내고 성장해온 기업의 공통점을 담았다.

지난 10년간 꾸준히 수익을 내며 성장한 기업은 얼마 되지 않는다. 이유가 무엇일까. 시장을 잘 알아서 일까, 아니면 소비자를 잘 알아서 일까. 보통 기업 경영진 85%는 적자 원인을 외부가 아닌 `내부`에서 찾는다고 하다. 기업이 성장하면 그에 따라 조직과 체계가 복잡해진다. 이 복잡성은 기업이 성장을 지속하는 데 큰 몫을 하지만, 어느 시기에 이르면 소리 없이 성장을 죽이는 요인이 된다. 이를 `성장의 역설`이라 한다.

대다수 성공 기업은 성장 단계에 따라 과부하, 속도 저하, 자유 낙하라는 위기에 직면하며 길을 잃는다. 이 세 가지 위기는 모두 예측 가능하다. 그리고 이 위기를 극복하는 해결책(솔루션)도 존재한다.

90년대 난공불락이라 여겼던 코닥은 21세기에 접어든 후 `자유 낙하`를 맞이했다. 코닥 운명을 결정지은 것은 외부적 변화인 디지털화가 아니다. 변화할 준비를 하지 못한 `내부`에 있었다. 코닥과 달리 복잡성을 없앤 애플, 좋은 디자인과 싼 가격으로 사랑받는 이케아, 단순화를 추구한 레고 등은 살아남았다.

지속적 성장을 하는 기업 대부분은 공통된 동기부여 방식과 태도가 있다. 이런 기업은 직원 모두가 사명감이 충만하고 중점을 둬야 할 것이 무엇인지 명확히 안다. 또 복잡성과 관료주의는 물론 전략의 명확한 실행을 방해하는 것이라면 어떤 것이든 피한다. 이런 태도와 행동 방식의 뿌리는 대개 창업 초기에 방향을 제대로 잡은 대담하고 야심 찬 창업자에게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바로 이러한 창업자 정신이 사업 성공에서 가장 중요하며 위기 없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가능하게 해주는 경쟁력의 원천이다. 이 책은 세상 모든 리더에게, 또 위기에 직면한 기업에 창업자 정신을 불어넣어 준다. 또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해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는지도 제시한다.

오늘날 신생기업이 포천 500대 기업에 합류하는 시간은 20년 전보다 평균 2배 이상 단축됐다. 기업 생애주기와 전체 산업의 신진대사가 매우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가장 규모가 큰 기업이 가장 강력한 기업이라는 공식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빠른 속도로 성장한 신생기업이 일단 지배 세력이 되면 이전 기업보다 더 맥없이 그리고 더 급작스럽게 위기에 빠진다는 것이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이 창업자 정신이다. 창업자 정신은 주인 의식과 현장 중시 등으로 성장의 역설을 극복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가능하게 해준다.

“잃어버린 반역성을 찾고, 소홀했던 현장을 돌아보며, 결정권을 가진 주인의식을 되살리자”는 것이 저자 주장이다. 공동저자 중 한 명인 크리스 주크는 베인앤드컴퍼니 파트너이자 글로벌 전략 업무를 20년째 이끌고 있는 공동리더다. 더타임스에서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비즈니스 사상가 50인에 꼽히기도 했다. 그는 정보기술, 건강관리, 컴퓨터, 벤처캐피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또 다른 저자인 제임스 앨런 역시 베인앤드컴퍼니 런던 지사 파트너이자 글로벌 전략 업무 공동리더다. 창업 기업 글로벌 네트워크인 `베인 창업자정신 100`을 조직하기도 했다. 25년 이상 컨설팅 경험을 토대로 소비용품, 석유산업, 텔레커뮤니케이션, 건강관리 등 폭넓은 분야에서 글로벌 기업을 돕고 있다.

크리스 주크〃제임스 앨런 지음. 조영서 감수. 안진환 옮김. 한국경제신문 펴냄. 1만6000원.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