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 은행` 허용을 위한 방문판매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법이 통과되면 은행들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 금융투자상품 방문판매를 본격화 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주가연계증권(ELS) 등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높은 상품은 종전과 마찬가지로 방문판매가 불가능할 전망이다.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방문판매 상품 `14일 내 계약철회 가능` 규정 대상에서 금융투자상품을 제외하는 내용의 방판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현행 방판법상 소비자는 방문판매로 구입한 상품을 14일내 환불할 수 있다. 방문판매는 소비자의 충분한 의사 없이 계약이 맺어지기 쉽다는 특성을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해당 조항 때문에 은행들은 금융투자상품 방문판매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불만을 제기해왔다. 소비자가 금융투자상품을 구매하고 14일 내 손실이 발생한 후 계약을 철회하면 피해는 고스란히 은행이 보기 때문이다.
이 의원은 개정안에서 금융투자상품을 `14일 내 계약철회 가능`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했다. 이 의원은 19대 국회 때에도 비슷한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는데, 이때보다 해당 금융투자상품 범위를 좁혔다. 이 의원은 14일 내 계약철회가 불가능한 금융투자상품으로 채무증권, 집합투자증권, 일부 은행상품 등을 제시했다. ISA도 대상에 포함된다.
다만 ELS와 같은 파생결합증권과 지분증권, 수익증권, 투자계약증권, 증권예탁증권은 대상에서 제외했다. ELS 등은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방문판매 거래 모든 과정을 녹취하고, 이를 10년간 보전해 피계약자가 요청하면 10 영업일 내 제공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이 역시 불완전판매 우려를 없애기 위한 조치다.
업계 관계자는 “19대 국회 때 논의한 내용을 반영한 것”이라며 “개정안대로라면 불완전판매 우려가 별로 없고 은행을 직접 방문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19대 국회 때 불완전판매 우려 등으로 합의점을 찾지 못 해 개정안이 폐기됐던 만큼 20대 국회에서는 통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방판법을 운용하는 공정위도 개정에 반대하고 있지 않아 논의 진전에도 큰 무리가 없을 전망이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은행들은 금융투자상품 방문판매에 적극 나설 전망이다. 특히 ISA 판매에 은행 관심이 높다. 그동안 은행연합회 등은 ISA의 방문판매 허용을 강하게 주장해왔다. 한편으로는 국회 논의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만날 수 있다며 큰 기대는 이르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개정안이 국회에서 논의 될 것이라는 사실은 들었지만 통과 여부는 아직 확신할 수 없는 만큼 크게 신경은 쓰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
